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것은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있을 때라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인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도지사직을 수행한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하더라도 도지사직에서 사퇴할 생각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도정의 최우선 과제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고용·복지 연계형 일자리예산 확충, 고용 확대 기업 우대, 경제부지사직 신설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야당은 통합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올 총선과 대선을 전망한다면.

"여든 야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 승리할 것이다. 지금 상황은 한나라당에 비관적이지만 혁신과 쇄신을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상돈 교수, 김종인 전 장관이 현 정권에 기대어 있던 사람 다 나가라고 했는데.

"지금 한나라당은 정통성이 없다. 지금까지 이명박 당이다가 박근혜 당이 됐는가. 두 사람(이상돈·김종인)은 무엇인지 거꾸로 질문하고 싶다. '그렇게 말하는 분은 어디서 뭐하시던 분입니까'라고 말이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세론이라는 것은 1등으로 상당히 안정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우연히 한번이 아닌 트렌드로 지속될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서 안철수 원장과 대결구도를 펼친 것을 보면 박근혜대세론은 금이 갔다. 대통령은 한 명 뽑는다. 1등외에는 아웃이다."

-안철수 바람이 거세다.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당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젊은 세력을 갈구하고, 스마트한 정치세력을 기대하는 국민의 표현이 안철수라는 개인에게서 형상화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처음 나타나서 신비성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정치에 입문하면 많은 것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나꼼수 등의 신드롬이 정치트렌드 변화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과 사회지도층의 역할은 사회를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고 국민들을 화합·통합시키는데 있다. 나꼼수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해서 들어봤는데 너무 네거티브 위주로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다. 듣는 사람의 속은 당장 시원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올바른 정치문화, 언론문화를 생각한다면 보다 정제된 방식이 필요하다."

-대선 도전 의향을 분명히 밝혀달라.

"우선 우리나라 정치는 6개월 앞을 내다볼 수가 없다. 불확실성이 많다. 손학규 대표가 저 쪽(민주당) 가서 있을지 나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차라리 내가 가있으면 어울려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다.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도지사직을 수행한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도지사직을 사퇴할 생각도 아직은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셋방사는 사람인데, 철강사업 투자하시겠습니까 하면 못한다. 사업 벌리기엔 밑천이 없다.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것은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있을 때라야만 가능하다."

-도정과 관련해 묻겠다. 무상급식 정책기조가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명확한 정책기조는 우리는 서울처럼 이것을 가지고 쪽박이 깨질 정도로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죽기살기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결식아동과 차상위 계층의 아이들에게 먼저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복지에 대한 생각은.

"내가 전국에서도 지원 제일 많이 하고, 복지도 제일 많이 한다. 노숙자를 위한 정책도 하고 있고 무한돌봄사업 등은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살피는 것을 공복(公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할 것이다. 또 고용·복지 연계형 일자리예산 확충, 고용 확대 기업 우대, 경제부지사직 신설 등 기구개편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

-소방공무원과 오해가 있었다.

"내가 권위적이라는 말을 이번에 처음 들었다. 내가 소방지휘관인데 당연히 119에 전화할 수 있다. 용건도 있었다.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다' 했는데 응답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장난전화라고 오인했다고 한다. '역대 도지사 중에 전화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이것이 뭔가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해가 가더라. 권위주의라는 것이 젊은이들과 세상이 발전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그런 점에서 소위 나도 나이가 조금 들어서 젊은 사람과 감각이 다를 수 있다. 겸허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올해 화두는.

"결국 화합과 통합이다. 우리는 너무 갈등이 격화돼 있다. 화합하고, 통합하고, 이런 것이 중요하다. 남북간에도 대포 쏘지 말고, 도와주고, 개성공단 몇 개 더 만들고, 잘 살면 서로 좋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지방과 중앙도 그렇다. 도지사하면서 느낀 것은 대화가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사실 야당이 다수당인 경기도의회와 오세훈 시장처럼 싸우려면 못 하겠나. 평생 그것만 하고 살았다.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 힘들고 마음의 상처만 입는다. 서로 화합해서 행복한 경기도를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

/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