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미국/89분/SF 스릴러
감독 : 크리스 고락
출연 : 에밀 허쉬, 올리비아 썰비, 조엘 키나먼
개봉일: 2012.1.5. 목. 12세 관람가
별점:★★★★★(5/8개 만점)

'낯선 곳에서 갑작스레 외계인의 습격을 받게 된다면'.

갑작스런 정전으로 온 도시가 일시에 칠흑 같이 변한다. 거리로 몰려나온 사람들의 머리 위에는 정체모를 미스터리한 해파리모양의 발광체들이 눈이 오는 것처럼 수없이 땅으로 떨어진다. 이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는 각종 기계들의 기이한 오작동이 속출한다. 황홀한 광경에 넋이 빠진 사람들. 그러나 외계 물체와 접촉하는 순간 사람은 잿가루로 변해버린다. 이후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이리저리 도망치기에 급급하다.

영화 '다크 아워'는 '인디펜던스 데이' 같이 외계인 침략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이런 가정에서 시작하는 영화 '다크 아워'는 여행 중 맞닥뜨린 갑작스런 재난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라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원티드'와 '나이트 워치'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성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명성을 얻은 티무르 베크맘베토브의 상상력이 독특한 SF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기존 SF장르 블록버스터들이 외계 생명체의 습격과 이를 막아내기 위한 싸움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 영화, 미스터리한 외계인의 존재와 어둠의 공포가 스릴을 극대화시켜 SF지만 공포영화처럼 거대한 적에게 죽지 않기 위해 버티는 일종의 서바이벌 형식으로 그려진다.

SF장르는 특성상 특수효과를 통해 거대한 스케일과 대결 구도라는 거대한 망원렌즈에 초점을 맞춰 다채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을 압도하려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컴퓨터그래픽의 화려함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범위를 좁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캐릭터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 캐릭터 중심으로 극적인 요소가 많아 보는 이들은 자기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상상하게 만드는 화두를 던진다. 그렇다보니 영화 전편에는 공포, 서스펜스, 흥분 등 온갖 감정이 흘러 넘친다.

또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외계인을 피해 배우들이 누비는 곳은 모두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붉은 광장, 굼 백화점, 대주교 다리, 구세주 성당 등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스크바의 유명 건물들을 스크린을 통해 고즈넉하게 배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영화 홍보 자체는 리얼 3D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언론시사에서는 2D로 상영해 생생한 입체감이 어떨지는 미지수다.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