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포자'는 5년 전 인천시 부평구 백운역 부근에서 딤섬 가게로 문을 열었다. 1천원짜리 만두가 넘치던 때, 7천원짜리 대만식 딤섬을 거리에 내놓았다. 백운역을 오가는 사람들은 산동포자의 딤섬보다 가격이 싼 만두를 더 많이 찾았다고 한다. 고정 재료비가 있어 가격을 낮출 수는 없었다. '맛 경쟁력'이 떨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화교인 김현배 사장 부부는 6개월만에 딤섬 포장 판매를 접고 중국식 요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수년이 흘러 산동포자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맛집이 됐다. 단골 손님의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다.
지난 12일 저녁 산동포자를 찾아갔다. 최소한 하루 전에 예약해야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산동포자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홍소스즈토우를 맛볼 수 있었다.
돼지고기 반죽을 어떻게 하는지 사장에게 물었다. "돼지고기를 기계로 다지면 물이 빠집니다. 우리는 손으로 반죽합니다. 그래서 하루 전에 메뉴를 말씀하셔야 합니다." 홍소스즈토우에 이어 닭고기를 주재료로 한 꿍보지덴, 가지완자튀김을 주문해 먹었다.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김현배 사장은 주방에 있는 아내에게 재료가 있는지를 물었다.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다른 예약손님 덕에 다양한 '일품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한 블로거는 산동포자를 '단골 선호 사상이 뿌리내린 집'으로 소개했다. 산동포자는 전국을 돌며 '맛집투어'를 하는 동호인들이 인천에서 꼭 들르는 식당 중 하나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 술 한잔을 기울이고 돌아가는 직장인들도 많다고 한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소설가 황석영씨도 산동포자에 다녀간 적이 있다.
산동포자는 테이블이 4개뿐이다.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다. 아내가 요리하는 동안 홀에서 김현배 사장은 1970~1980년대 해외 유명 가수들의 실황 공연을 선곡한다. 300곡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1년에 한번씩 한달가량 다롄 등지에서 휴가를 보내는데,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힘든 DVD를 찾아오기도 한다. "CCR의 존 포거티 실황도 들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중국요리와 함께 듣는 올드팝이 낯설지 않은 건 산동포자의 '덕목' 중 하나다. 산동포자는 백운역 3번출구에서 신촌사거리 방향으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문의:(032)431-8885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