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요새 다소 봄·가을이 짧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계절마다 각기 다른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따라서 음식도 계절마다 먹거리가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먹거리들을 제철마다 섭취해 줘야 우리 몸에 좋다. 단순히 영양분 차원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오곡밥이 좋다고 1년 열두달 먹는 건 말이 안되듯 말이다. 여름엔 콩국수가 약이다. 콩이 냉한 기운이 있어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겨울엔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름에 많이 먹는 오이지도 마찬가지다. 오이도 냉한 식품이므로 다른 계절에는 고춧가루를 써 무쳐 먹든지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나와 자연은 하나다. 즉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러나 요새는 비닐하우스 재배가 많아졌다. 식물은 계절마다 맞는 햇볕, 물, 공기 등을 통해 자라야 되는데 하우스 재배는 인공적인 환경이라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몸이 약할 수밖에 없어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식물의 면역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음식의 영양분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면역력을 살려주는 성분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제철음식을 먹어야 한다.
도움말/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장)
# 한의학에서 본 사찰음식의 효능
부럼 대표주자 땅콩, 피부미용에 탁월
■ 땅콩(낙화생)=정월대보름이 되면 아침에 한해의 건강을 비는 뜻으로 부럼을 먹는다. '부럼'은 딱딱한 과일을 뜻하기도 하고 부스럼의 준말로 종기라는 뜻이 있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땅콩이다. 땅콩은 기름이 44~56%, 단백질이 22~30%로 양질의 기름과 단백질원이며, 다량의 비타민 B군과 칼슘,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으며, 비타민E를 함유하고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피부미용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그리고 산후 체력이 약해진 사람이나 식욕이 없고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땅콩을 먹게 하면 체력을 회복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또 나이아신이 다량 함유되어 숙취를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술을 마시기 전에 먹으면 숙취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당질의 함량은 낮아 혈당의 급상승을 감소시키는 식품으로 많이 섭취하지 않는다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혈관에 과다하게 쌓일 수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액을 맑게 하여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심장병이나 동맥경화 등을 예방할 수 있고, 변비에도 많은 효과가 있다.
한의학적으로 낙화생은 성질이 평하고 맛은 달다. 폐와 비장에 작용하여 건조해서 생기는 기침과 메스꺼움, 식욕 부진에 좋고 변비를 치료한다. 부인 젖이 부족할 때 사용하고 각기병에 사용한다. 또한 혈우병 환자의 출혈 증상을 억제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도움말/이종철 한의학박사(수원 성심한의원장)
정리/이준배기자
이번 주에는 현미찹쌀고추장, 시래기밥, 땅콩조림을 만들어보자.
■ 현미찹쌀고추장(현미찹쌀 4㎏, 메줏가루 2㎏, 고운고춧가루 3㎏, 조청 4㎏, 엿기름 3㎏, 소금, 간장)
현미찹쌀을 씻어 물에 불려서 방앗간에서 곱게 빻아 준비한다.→엿기름에 물을 부어 주물러서 체에 밭친 뒤 앙금을 가라앉힌다.→현미찹쌀가루에 물을 조금씩 넣어 질죽하게 반죽을 한 뒤 엿기름물을 윗국물만 부어 약한 불에서 서서히 끓이면서 삭힌 뒤 다 삭으면 센불에서 끓여주고 불을 끄고 식힌다.→어느 정도 식은 엿기름 삭힌 물에 메줏가루, 조청, 소금, 간장을 넣어 골고루 섞어준 뒤 고운고춧가루를 넣어 덩어리가 생기지 않게 섞어준다.→항아리를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말려서 준비한다.→항아리에 고추장을 담아서 햇볕이 좋은 곳에서 뚜껑을 여닫으며 익힌다.
■ 시래기밥(시래기, 쌀, 간장, 들기름)
시래기를 삶아서 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짜고 송송 썬 후 들기름과 간장에 무친다.→불린 쌀을 넣고, 시래기를 넣어 밥을 짓는다(보통 밥보다 물 양을 적게 한다).→양념장을 만들어 밥에 넣어 비벼 먹는다.
■ 땅콩조림(생땅콩, 식용유, 간장, 조청, 황설탕, 참기름, 통깨)
생땅콩이 잠길 만큼의 물과 식용유를 조금만 부어 우르르 끓으면 뚜껑을 열고 약간 덜 익은 듯 삶는다.→다 삶아지면 물을 조금만 남기고 따라낸 후 여기에 간장과 조청을 넣고 조린다. 거의 다 조려졌을 때 황설탕을 넣고 센불에서 휘저으며 좀 더 조린다.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살살 버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