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의 부속도서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우도.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한적한 섬마을의 풍경이 어우러져 도보 여행객들을 반긴다.
우도는 제주도 곁에 위치한 주민 1천500여명 정도가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성산 일출봉에서 마주 보이는 작은 섬 우도는 제주도 동쪽 바다에 평탄하게 자리잡고 있다. 우도라는 이름은 소가 누워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우도는 이름에 붙여져 있는 재미있는 모습보다는 아름다운 바다와 내륙에서는 볼 수 없는 이채로운 풍경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산항에서 15분 정도 배를 타고 가면 도착하는 작은 섬 우도, 봄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다녀왔다. .

#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기다리는 섬


어느 항구나 갈매기들이 사람들 곁을 떠나지 않는다. 성산항에서 우도행 배를 탔을 때도 갈매기들이 사람이 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배 주변을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과자를 다가와 낚아채듯 물고 가는 갈매기들. 여행객들이 주는 음식을 먹기 위해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보며 사람에 길들여져 이제는 자연에서 먹이를 잡는 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먼 발치에서 바라보던 우도가 푸른 바닷물을 가르고 빠르게 다가가고 있었다.

봄이면 수많은 방송에서 마을 풍경을 소개하고 있는 유명 여행지 중 한 곳이 우도지만 배에서 내려 처음 마주한 우도는 한적한 섬마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런 곳이었다.

보통 여행지에서 만나는 해산물을 파는 사람들이 호객 행위를 하고 음식점들이 즐비한 모습과는 달리 한산했다.

# 돌담길을 따라 거니는 산책 코스

 
 
 

우도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제주도에서부터 차를 배로 싣고 와 차량으로 섬 일주를 하는 방법이 있고 항구에서 자전거 또는 스쿠터, ATV, 전동카 중 하나를 빌려 힘들이지 않고 섬을 돌아보는 방법이 있다.

우도는 도보 여행에도 적합한 섬이다.

손쉽게 하는 우도 도보여행은 올레길 이정표를 따라 거니는 방법이다. 올레길은 차가 많이 다니는 해안도로 대신 내륙의 소박한 돌담길을 사이로 이어져 있다. 또 하나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우도의 풍경을 거니는 방법이다. 마을 주민이 쌓아 놓은 돌담 안의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곳에 자리한 백사장과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서쪽에 위치한 산호사해수욕장 또는 홍조단괴해빈이라고 불리는 홍조류가 하얀 빛을 발산하는 풍경, 에메랄드 빛 바다를 자랑하는 하고수동해수욕장 등에서 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우도 여행의 묘미다.

해발 132m의 우도봉 정상에 올라 푸른 빛깔의 우도 잔디와 하늘,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 커피숍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


이번 여행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다.

제주도 여행이 그렇듯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기도 하고, 강한 바닷바람으로 인해 당황하기도 한다. 우도를 방문한 이날도 날씨가 썩 좋지 않았다.

우도를 한바퀴 돌아봤을 즈음 갑자기 눈과 비가 섞여 내리기도 하고, 강한 바람으로 인해 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하고수동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도 그랬다.

우도 여행객들이 반드시 찾는다는 하고수동해수욕장의 해녀상 곁에 다가갔을 때 날씨가 심술을 부렸다.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을 때 다소 생뚱맞은 간판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하얀색의 건물에 빨간 우체통이 인상적인 '마를린먼로'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카페였다.

외부도 하얗고 내부도 하얀, 온통 하얀색으로 꾸며진 카페에서 창을 통해 살며시 들어온 햇살은 내부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카페 한쪽에는 마릴린 먼로의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고 창가 곁에는 작은 인형과 꽃, 액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카페 안에서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에메랄드 빛을 뽐내고 있는 바닷가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였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