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2)의 날이었다.
이동국은 25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전반전에 혼자 두 골을 넣으며 한국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소속팀 전북 현대의 홈 구장인데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을 이끌던 최강희 감독의대표팀 데뷔전이라는 점에서 이동국의 이날 활약은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해 10월 서울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 이후 약 4개월 만에 대표팀 경기에선발로 나온 이동국은 초반부터 몸놀림이 활발했다.
경기장을 찾은 2만9천여 축구 팬들도 대형 화면을 통해 이동국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큰 함성으로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팬들의 성원에 화답이라도 하듯 이동국은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김두현(경찰청)이 내준 공을 이어받아 침착하게 오른발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2010년 3월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이후 약 2년 만에 맛본 A매치 득점이었다.
이후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그라운드를 폭넓게 누비며 추가 득점 기회를 노리던 이동국은 전반 추가 시간에 또 한 골을 넣었다.
이번에는 이근호(울산 현대)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역시 오른발 슛으로 추가 골을 보탰다.
이동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얻었으나 득점에 실패했고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체제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16골(2위), 15도움(1위)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새 대표팀에서 맹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후반 13분 신형민(포항)과 교체된 이동국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존경하는 감독님과 함께 하니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오늘 이동국의 활약은 매우 돋보였다. 골 마무리 능력부터 수비 가담까지 한 마디로 '좋았다'는 평을 내릴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이동국은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한 발짝 더 뛰겠다"며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29일 쿠웨이트와의 경기에 팀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