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경인발전연구원 공동기획

보통 문화(文化)는 한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전해진 고유한 사상, 행동, 생활양식 또는 학문, 예술, 종교 등 인간의 여러 정신적 활동을 지칭한다. 이러한 일련의 문화적 행동, 움직임을 문화활동 이라고 한다. 보편적으로 문화는 복잡한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도시민들의 여가측면에서의 의미가 강하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70-80년대의 경제성장기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도시민들의 문화생활은 급격하게 변화되어왔다. 현재 문화(文化)는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요소이며 또한 사회 통합, 국제 외교, 지역 교류, 평생 교육, 복지, 산업진흥 등을 유지·발전시키는 기본 조건으로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1970, 80년대 초고속 경제성장의 주역인 50~60대 부모님세대만하더라도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그저 영화한편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더구나 영화한편도 허락되지 않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그 당시 자신들의 문화생활은 사치였으며 자식들과 함께 대공원이나 동물원 한번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적어도 우리가 소위 말하는 서민들은 그랬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경제강국이 되었다. 당연히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일어났고 그것이 바로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는 거주지를 정하는 기준이 인근에 문화시설이 얼마나 위치하고 있는지가 거주지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문화시설이 얼마나 있는 지가 아이들의 교육 그리고 교통의 편의성보다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웃지못할 현실적인 표어가 당연한 시절이 있었지만, 경제성장에 따른 국민소득의 증가와 주5일 근무제 정착에 따른 실질적인 노동시간의 단축 등으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그 기대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예전의 도시민에게 있어 문화생활이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욕구에 대한 작은 사치였다면 지금의 문화생활의 의미는 자신의 삶의 질의 높여줄 수 있는 필연적인 활동, 생활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문화(文化)에 대한 정책적 변화와 인식의 차이

여가시간에 대한 인식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많이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시간이 나면 단순히 업무를 하기 위해 재충전하거나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나 요즘은 자기발전과 욕구충족을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아이템화하여 소비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조사한 국민여가활동조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1015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4시간, 휴일 7시간으로 2008년의 평일 3시간, 휴일 6.5시간보다 평일 여가시간이 1시간, 휴일 여가시간이 0.5시간 증가하였다. 평일 희망 여가시간은 7시간으로 평일 여가시간이 크게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으며 휴일의 희망 여가시간은 8.5시간으로 실제 휴일 여가시간보다 1.5시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희망하는 여가시간과 실제여가시간간의 시각차가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

2008

2010

여가시간

평일

3.1

3.0

4.0

휴일

5.5

6.5

7.0

자료 : 문화관광체육부(2010), 2010년 국민여가활동조사, p.12

 

전체

10

20

30

40

50

60

70

평일여가시간

4.0

3.1

3.7

3.2

3.4

3.9

5.4

7.1

평일희망여가시간

5.1

4.6

5.0

4.7

4.8

5.1

6.0

7.0

휴일여가시간

7.0

6.3

7.4

6.7

6.7

6.9

7.1

8.1

휴일희망여가시간

8.5

8.3

8.9

8.5

8.5

8.2

8.1

8.3

자료 : 문화관광체육부(2010), 2010년 국민여가활동조사, p.13

  스포츠의 문화화(文化化)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올림픽대회개최, 월드컵대회개최, 평창동계올림픽개최확정, 경제성장 주5일근무제시행, 등으로 체육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었다. 즉 체육이 국위를 선양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외에 국민 누구나가 각자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는 여가활동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이다. 특히 생활체육이라는 직접 체육을 하는 곳에서 이제는 가족과 함께 지역연고의 특정팀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는 등의 새로운 형태의 문화생활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1980년대 초반 프로야구, 프로축구가 차례로 생기면서 새로운 문화생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등은 가족들에게는 나들이 장소이고 친구들과는 만남의 장소, 또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장소이며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생애 기억에 남을 추억의 장소가 되는 장소이다.  

현재 경기도에 지역연고제가 자리 잡힌 야구, 축구, 농구에 한하여 살펴보면, 야구는 수원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현 넥센히어로즈 이후 경기도 지자체를 연고로 하는 팀은 전무하며, 현재 수원을 연고로 제10구단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축구의 경우 1부리그격인 K-리그에는 수원삼성과 성남일화 두팀이 있고 2부리그격인 내셔널리그에는 수원시청, 용인시청, 고양국민은행, 안산 할렐루야와 같이 4팀이 있다. 농구의 경우, 최근 대구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고양 오리온스와 안양 KGC가 있다. 프로축구 수원의 경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빅클럽으로서 관중이 FC서울에 버금가는 명문구단이다. 특히 FC서울의 경우 천만명이 넘는 인구를 감안한다면 수원의 관중수는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역연고제의 구단의 경우 경기도 모든 지자체 주민의 문화욕구를 충복해줄 수는 없지만 인근 경기도 소재 지자체팀을 응원하고 방문함으로서 스포츠로 인해 경기도내 지자체 간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  

이제 스포츠는 단순히 여가생활을 즐기는 차원에서 넘어서서 새로운 차원의 문화생활로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경기도는 도차원에서 현재 소재하고 있는 스포츠구단을 면밀히 파악하여 이를 어떻게 경기도의 성장동력과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경기도 31개시군 개별일이라 생각하면 경기도 전체의 시너지효과를 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도 연고 주요 스포츠팀 현황

출처: 경인일보,2011.11.01 김종화기자 글- 한국프로축구연맹 보도자료인용
출처: KBL프로농구연맹. 관중현황

 

경기는 현재

이러한 문화생활에 대한 변화는 정부정책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생활은 개인의 경제력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해 그 수준이나 혜택범위가 천차만별이기에 정부는 이에 대한 간격을 줄이고자하는 문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회취약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문화바우처사업,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문화순화사업 등이 있다. 문화바우처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이 연간 5만원 한도 내에서 문화카드를 신청하고 발급받아 개인이 원하는 문화예술 공연이나 전시관람 및 도서, 음반구입 등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소의 지원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 일종의 문화예술을 나누는 문화예술복지시스템이다.

 
 

경기문화바우처 기획사업 아카이브 전시


경기도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경기도도 전역에서 진행됐던 문화바우처 기획사업과 관련한 아카이브 전시를 진행하는 등의 이벤트를 벌였다. 1997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경기도가 문화예술 향수·참여기회 확대, 문화예술 정책개발 및 문화예술 교육, 문화유산의 발굴 및 보존 등을 위하여 경기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오늘날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올해 문화예술기획사업을 확대하고 경기도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문화사업 또한 복지사업과 마찬가지로 소요되는 재원의 조달이 큰 관건이 되고 있다. 소요되는 재원조달방향이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지방분권 시대의 지역문화가 삶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누구나 확보할 수 있는 문화정책의 경기도 지차체별 활성화 방안, 지역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문화발전계획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그림> OECD국가들의 GDP 대비 문화예산의 비율(일반정부 기준)

: 2000-2009년의 평균 비율

자료: 양혜원(2011), OECD 주요국가의 문화예산비교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p.76


일반정부 기준으로 OECD국가들의 GDP 대비 문화예산의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GDP 대비 문화예산의 비율이 0.68%로 가장 높은 아이슬란드와 비교해 5배 정도가 차이난다. 그러나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과 비교해서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문화부문에 대한 정부지출 비중이 한국과 유사한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즉 한국의 경제적 성장 및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정부의 문화부문에 대한 정부지출이 아직까지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출처:KCTI(2011), 문화 예술 관광 동향분석, 지역문화정책의 현재와 전망, p.11 (단위:천원)


2011년을 기준으로 광역자치단체의 문화관광예산을 살펴보면, 지자체 재정악화로 인해 전체적인 예산이 줄어들면서 문화분야 예산도 줄어든 지자체가 다수이며 전년대비 문화관광 예산액 감소한 광역단체는 서울, 인천, 대전, 충남, 전남, 제주 6개단체이며 총액면에서 서울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서 월등히 높고 지방에서는 전남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물론 서울의 경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아가는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치더라도 이에 비해 경기도의 예산액이 훨씬 미치지 못하여 경기도민의 문화생활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도

세출총계

예산규모

문화 및

관광예산

전년대비

증감률

문화예술

문화재

관광

체육

문화 및

관광일반

2009

10,075,150,597

239,588,561

(2.38)

-

91,761,915

28,959,214

40,423,350

62,301,894

16,142,188

2010

10,165,353,731

208,192,456

(2.05)

-13.10

79,650,212

33,200,057

21,173,200

58,803,787

15,365,200

2011

11,066,030,769

230,631,166

(2.08)

10.78

73,487,280

37,565,887

24,450,233

80,635,427

14,492,339

자료 : 경기도 세출총괄표(기능별) 본예산 일반회계, KCTI(2011), 문화 예술 관광 동향분석, 지역문화정책의 현재와 전망, p.20

***1)일반정부 (general government : 중앙/지방/지역정부를 모두 포함)

경기도 전체 예산 중 문화 및 관광 예산은 일반회계 예산의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시설총람(2010),GDI재작성, 2011.12.(단위:개소)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에는 얼마나 많은 문화시설이 존재할까? 문화시설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4항에서 문화시설이 언급되어 있다. 문화를 누리고 향상, 발달시키는 데 필요한 설비. 도서관, 학교, 극장, 박물관 등을 지칭한다.

 

경기도의 경우 2010년 기준, 16개 시도와 비교하여 인구백만명당 문화시설수가 30.54개로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 서울 등이 수치상으로 작게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의 삶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문화시설에 대한 예산감소와 다른 시도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시설수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단순히 양보다는 얼마나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느냐에 따른 질적인 문제가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어떤 문화생활도 지역 인접에 위치해야 이용할 여건이 갖추어지고 무늬만 문화시설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역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되는 것이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문화시설(공공공연장, 민간공연장. 영화관, 영화관-스크린수, 미술관, 화랑 ,시군민회관, 복지회관, 청소년회관, 문화원, 국악원, 전수회관)합을 비교하면 고양시, 안산시, 수원시가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광주시, 연천군, 하남시, 의왕시 등이 낮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인구가 다른 시군보다 많은 수원시, 안산시, 부천시 등의 영화 스크린수가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이 같은 통계가 제시되었기에 큰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문화기반시설에 대한 시군간의 격차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수요자중심의 문화시설계획 수립해야

현재 지속가능하고 도시민이 원하는 수요자중심의 문화시설의 조성보다는 공급자중심의 천편일률적인 형태로 조성되고 있어 도시환경 속에서의 삶의 질제고 및 주민편의 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한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공급와 수요의 불균형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인 개발전략이 도차원에서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는 지속적으로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고 신시가지, 구시가지 간의 균형발전 등 도시적 관점에서 볼 때, 문화시설에 대한 총제적인 조성관련해서 명확한 비전과 조성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규모, 형태, 상황에 따른 문화시설을 계획하고 조성함에 있어 시설물의 종류, 적정 배치 및 개발주체(/)에 선정에 대한 적정기준의 설정하고 비용산출근거를 예측하여 예산안에 반영하는 등의 움직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다양한 경기도의 현실에서 문화시설의 규모와 위치는 그것이 위치한 사회적 환경 및 여건과 관련해서 계획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도시가 들어선 고양시, 성남시, 안양시 등의 주민성향 및 유형을 철저히 분석하여 예를 들어, 고양시내 일산구와 덕양구의 문화시설배치를 어떻게 차별화하여 주민에게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차별화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도시자체가 좋은 문화공간, 문화시설

우리는 문화,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무언가 대단해야 되고 특별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문화생활은 자기가 살고 있는 그곳에서 시작되고 끝이 난다. 즉 가장 좋은 문화공간은 바로 자기집이 있는 그곳이다. 어쩌면 도시민은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욕구가 강하기에 이번 주말에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를 거닐면서 탐방해보는 것이 어떨까? 아빠, 엄마 손을 잡고 나가자 우리집 뒷마당으로!!!

글┃윤재준·전상천기자  

자문┃강현철 경인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변화하고 있는 문화(文化)생활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