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규제완화와 투자환경 조성이 시급합니다. 인천은 수도권의 관문이면서 세계와 연결되는 인프라가 구축돼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지난달 29일 정기총회를 통해 회원 만장일치로 제14대 회장에 유임된 인천경영자총협회 김학권(66) 회장은 인천의 기업여건을 이같이 정리했다. 장기적 경기침체로 회사를 돌보기에도 바쁜 상황에 김 회장은 경총 회장직을 다시 맡았다. 인천 토박이면서 1976년 현 재영솔루텍의 전신인 재영금형정공을 설립, 30년 넘게 기업을 꾸려왔다. 지역에서 김 회장만큼 탄탄한 내공을 지닌 인물이 드물다는 게 대체적 평이다. 이와 함께 앞서 13대 협회를 이끌면서 본인이 추진했던 사업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도 일부 반영됐다.

김 회장은 "최저임금과 임금인상을 둘러싼 갈등,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사내 하도급 문제 등 선진 노사관계를 방해하는 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법과 원칙이 통용되는 상생 노사문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올해 예정된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 양대 선거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냈다. 친서민 정책으로 포장된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돼 시장경제가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기업 경영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노동계가 정치세력화되고 정치권은 친노동계 행보로 편향적 입법을 추진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와 경제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지만 엄연히 구분되는 것이 옳습니다."

복수노조 시행에 대해선 노사분규의 증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 회장은 노동계는 전방위적으로 노조 조직화를 시도하고,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 등 법개정 현장 투쟁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사를 바늘과 실에 비유한 김 회장은 "아무리 좋은 바늘이 있더라도 바느질을 하려면 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상품이 좋아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명품으로 거듭날 수 없다"며 노사간 협력을 강조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우수한 정책이 뒷받침될 때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강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