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를 들여다보다!'

서울의 배후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던 인천이 자족도시를 꿈꾸며 2003년 시작한 프로젝트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이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뿐 아니라 전국 경제자유구역 중에서 '선도지구'로 꼽히고 있다. 사업 초창기 아파트 위주의 개발로 '무늬만 경제자유구역'이란 비판을 듣던 송도였다. 어느새 인구가 늘었고, 기업과 사업체 수도 증가했다. 학교들이 자리잡았고, 송도에 직장을 얻어 이사오는 외지인도 많아졌다.

'계절이 바뀔수록 거리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진다'는 게 송도 주민들의 얘기다. 연수구의 인구 통계를 확인해봤다. 송도 인구는 2007년 2만3천621명(7천100세대)에서 매년 증가해 2011년 5만5천178명(1만6천479세대)으로 4년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 해 상승세가 눈에 띈다. 전년도(4만616명)보다 30% 이상 증가해 송도동은 인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동이 됐고, 올해 1·2동으로 분동됐다.

통계 자료를 한꺼풀 벗겨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송도 주민들의 세대당 인구수는 평균 3.3명이다. 인천시의 평균 세대당 인구수(2.8명)보다 0.5명이 많다. 연령대별 인구는 어떨까. 40대가 23%로 가장 많았고 10대(18.7%), 30대(14.5%) 순이었다.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30~40대 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송도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가 모두 있는 흔치 않은 지역이다. 학교의 시설·학력 수준도 높은 편이다.


송도 채드윅 인터내셔널에 다니는 학생 중에는 서울 강남에서 엄마와 함께 송도로 유학온 사례도 있다. 연세대학교는 내년도 입학생부터 1학년 전원을 송도 캠퍼스 기숙사에서 교육시킨다. 국내 첫 미국대학 분교인 한국뉴욕주립대는 이달에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서 첫 수업을 시작한다. 2012년 3월 현재 송도에 있는 학교의 학생, 교직원 숫자만 합해도 2만명을 넘어선다.

송도에 입주한 기업체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봤다. 통계청의 최근 조사를 보니 2010년 6월 기준 876개의 회사법인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둥지를 틀었고, 이중 상당수가 송도에 있다. 2008년 673개였던 게 2년 새 30% 상승했다. 송도의 경우 입주 기업의 수준이 남다르다. 코스닥 1위 기업인 셀트리온에 이어 작년에 코스피 1위 기업인 삼성이 송도에 자리잡고 2020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의약시장 점유율 1위의 동아제약도 송도에 바이오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송도에 본사 주소지를 둔 건 아니지만 포스코건설은 송도의 활력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천명이 넘는 직원들이 송도 사옥에서 출퇴근한다. 신입·경력 사원들이 입사할 때나 결혼할 때 서울이 아닌 송도의 아파트를 얻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공공기관인 기술보증기금 산하 중앙기술평가원이 송도에 대형 오피스 공간을 매입했고 곧 강남 사무실을 송도로 옮긴다.

▲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수로을 운행한 수상택시와 센트럴파크 옆 고층의 아파트들이 어우려저 이국적을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송도에는 식당, 학원, 은행, 부동산, 병원, 협회·단체 등이 1천265개가 있다. 여기서 일하는 이들이 1만5천360명이다. 2008년 송도 사업체수가 763개, 종사자수가 7천883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오피스와 상권 활성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송도 사업체 종사자 중 인천경제자유구역 거주 비율은 2008년 13%에서 2010년 18%로 증가했다. 타 시도에 거주하는 비율은 2008년 16%에서 2010년 26%로 증가했다. 인천에 직장을 둔 경기도민, 서울시민이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글/김명래기자
사진/임순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