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들 사이로 떠오르는 위도 일출 풍경.
섬 여행의 매력은 아기자기한 해안 풍경과 한적한 어촌 마을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한여름을 피해서 찾은 섬은 더더욱 그렇다.

시끌벅적한 피서철 모습은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고 발자국조차 남아 있지 않은 깨끗한 백사장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바닷일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어촌 마을은 한가롭다 못해 외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작은 소로에서는 봄을 알리는 듯 따뜻한 바람이 여행객을 반겨 준다.

여행 중 해안가와 들판에서 만나는 이름 모를 풀꽃들이 마음을 상쾌하게 해 준다.

# 아름다운 풍경속에 숨겨져 있는 사연들

이번 여행을 위도로 정한 것은 단순히 풍광만 즐기는 여행이 아닌 아픈 현대사도 함께 돌아보고 싶어서였다.

▲ 위도 상사화.
위도는 현대사에 있어서 2번의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첫번째 사건은 위도 '서해 훼리호' 침몰 사건이다. 1993년 10월10일 오전에 발생한 이 사건은 바다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과 위도의 빼어난 풍광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 추석에 고향을 찾았다가 뒤늦게 뭍으로 나오는 사람 등 위도에서 격포로 향하던 '서해 훼리호'가 침몰, 29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서해 훼리호'의 정원은 221명이었는데 141명이나 초과한 362명을 태우고 파도가 2~3m로 비교적 높은 악천후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항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은 위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 문제로 위도를 넘어 부안군 전체가 주민간의 갈등이 심화됐던 사건이다.

전형적인 농어촌 복합지역이던 부안군은 지역 발전을 위해 방폐장이 유치되어야 한다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뉘어 2년여간 치열한 갈등을 빚었고 방폐장 유치를 추진하던 부안군수가 내소사라는 천년 고찰에서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전통을 지키는 위도 사람들

전라북도 사람들에게 위도는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져 있다. 꼭 전북 사람이 아니라도 섬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위도는 한번쯤 가고 싶은 섬으로 꼽히곤 한다.

▲ 위도해수욕장은 완만하게 펼쳐진 백사장이 아름답다.
위도는 전북 부안군 격포항에서부터 서쪽으로 14㎞쯤 떨어져 있는 섬이다. 14㎞라고 해서 육지의 거리로 생각해 가깝다고만 생각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격포항에서 위도 여객선터미널까지 카페리호를 타고 50여분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찾은 위도는 피서철이 아닌 탓에 한적한 느낌이었지만 어촌 마을 풍경은 정감있게 다가왔다. 위도는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 기암괴석과 빼어난 해안 풍경 등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또 위도의 빼어난 자연 경관을 소개할때 빼놓지 말아야할 식물이 있다. 바로 위도 상사화다. 상사화라는 꽃말에는 '잎과 꽃이 평생 만나지 못해서 서로 그리워하는 꽃'이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상사화는 보통 진붉은색을 띠는데 위도에서 피는 상사화는 하얀색 꽃잎을 가지고 있다.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의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는 곳이 위도이기도 하다.

위도는 풍광이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뿐 아니라 전통을 지키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위도에는 마을의 태평과 풍어를 비는 중요무형문화재 82호로 지정된 띠뱃놀이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위도 대리라는 어촌마을에서 보존, 계승하고 있는 띠뱃놀이는 지난 1978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제1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버스 섬일주와 위도 해수욕장

위도의 명물 중 하나를 꼽으라면 섬을 일주하는 버스를 꼽고 싶다.

▲ 하늘에서 본 위도와 그 부속섬들.
섬 일주래봐야 26㎞ 남짓이지만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섬 구석구석에 위치한 마을들을 찾아가기 쉽다. 마을도 지나지만 대부분은 해변과 산중턱의 해안가를 지나 창밖을 바라보며 즐기기에 좋다. 또 꼭 한 곳에 내리지 않더라도 버스를 타고 섬을 일주하며 풍광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섬 일주 버스를 타고 만나게 되는 마을들의 이름에 '금(金)자가 들어가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파장금 벌금 논금 미영금 정금 깊은금…. '위도 12금'이라는 금자가 들어간 열두 마을은 죄다 포구다.

섬일주 버스를 몰고 있는 백은기씨는 "위도는 해발 254m의 망월봉에서 바라보는 모습도 아름답고, 섬일주 버스를 타고 마을들의 전설을 들으며 돌아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남해의 다도해처럼 바다에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떠있지는 않지만 청정한 자연과 위도만의 섬 풍경은 여행객들이 삶의 여유를 찾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