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한국/117분/코믹 스릴러

감독 :김형준

출연 : 박희순, 박시연, 주상욱, 김정태

개봉일: 2012.04.11. 수.

청소년 관람불가

별점:★★★★★(5/8개 만점)

'스릴러와 코미디의 불안한 동거 혹은 적과의 동침(?)'.

전국 모텔 4만5천여개라는 수치에서 드러나듯 간통은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도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이 소재에 금기와 질투 등을 엮으면 격정멜로가 되고, 또 실종 혹은 살인이 결합하면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가 되기도 한다.


본격 성인 오락 영화를 내세운 '간기남'은 '간통'에 '살인'을 섞어 에로틱 스릴러를 빚어냈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를 더 얹었다. 바로 코미디다. 영화는 간통 현장을 덮치러 갔다가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리며 유력한 용의자로 누명을 쓴 형사(박희순 분)가 미궁 속으로 빠져버린 살인 미스터리의 진실을 파헤치는 고군분투를 진지 혹은 코믹하게 그려나간다. 단순한 수사극이나 스릴러에 코믹요소를 가미해 관객들의 호기심과 동시에 웃음보를 노린다.

그러다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살인 누명을 쓰게 된 형사의 결백증명에 감정이입된 관객들은 섹시한 미망인의 묘한 자태와 유혹하는 시선에 어느새 진지한 판단은 뒷전으로 미뤄놓게 되는 묘한 딜레마에 빠져든다. 연출자가 그걸 노렸다면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다만 실마리를 찾아가는 스토리 전개과정마저 에로틱한 분위기에 홀린 듯 얼렁뚱땅 이해하길 바란다면 그건 좀 무리수다. 오히려 관객들은 도대체 어느게 진실인지 의심만 더 커지게 돼 혼란스럽다.


또 주상욱, 김정태, 이한위, 이광수 등 개성파 조연들이 진지한 상황에서 펼치는 예상치 못한 코믹 연기는 나름 성인코미디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진지해야 할 분위기에서 퉁명스레 튀어나오는 코믹한 대사들은 언밸런스다. 베테랑 조연들이 신들린듯 쏟아내는 애드리브는 시츄에이션 코미디론 쓸만하지만 유효웃음은 단지 그 장면에 한정된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어우러지지 못한 코미디와 스릴러는 온탕과 냉탕을 수시로 오가듯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들 뿐이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즐겁다. 다소 억지스럽더라도 이런 실험들이 많아질때 한국영화의 미래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