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는 계획도시다. 반듯한 차도와 고층 빌딩들이 계획도시의 '외관'이라면 유시티(U-City)는 '알맹이'이다. 인천에서 유시티 시범 도시로 꼽힌 송도는 첨단 IT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현재는 주거시설을 타깃으로 생활, 의료, 건강, 안전, 교육 등 다방면에 시스템을 세우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도시 정체성을 유시티에 두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천 뿐 아니라 세계에서 유시티의 모범 사례로 꼽히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 송도 유시티의 실체가 사뭇 궁금하다.

# 유시티 송도의 현재

톰 크루즈가 열연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02년 개봉 당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첨단 범죄 예측 시스템을 통해 불행한 사건 발생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2054년의 영화 무대는 실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는 머나먼 미래였다. 하지만 불과 10년이 흐른 현재 영화 속에서 그려졌던 몇 가지 마술은 송도의 삶 자체가 됐다.

송도 IBD내 더샵퍼스트월드는 국내에서 최초로 U-헬스케어 서비스가 적용된 곳이다.

입주자들은 집에 설치된 측정기기를 통해 체성분, 혈압, 혈당 등을 체크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개인의 측정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의료원으로 전달된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운동트레이너들은 이 자료를 활용해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내놓는다.


더샵퍼스트월드는 개별 통합관제센터도 운영 중이다.

아파트 단지 곳곳을 비추는 662대의 CCTV를 관리하는 것은 단 6대의 모니터다. 모니터는 건물별, 층별 도면과 현 상황을 함께 보여줘 해당 공간의 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달한다. 동시에 아파트 공동현관에는 화상 통화를 통해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입주민은 방문자가 누구인지 거실, 주방,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인택배시스템과 원격검침 시스템은 입주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서비스다. 집이 비어있을 때 택배가 와도 로비에 마련된 무인택배실 덕분에 걱정이 없고, 월패드를 통해 언제, 몇 개의 택배가 왔는지 확인할 수 있기에 편리하다. 또 월패드로는 전기, 수도, 가스, 난방, 온수 등의 사용량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관리도 가능해 검침을 위한 세대 방문이 필요없다.

# 유시티 송도의 미래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2011년 7월 송도 투자를 결정했다. 시스코는 '스마트 시티', 즉 유시티 발전 모델을 송도에서 찾겠다는 목적을 밝혔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는 시스코의 행보에 발 맞춰 자회사 송도 유라이프와 시스코의 합작사인 '유라이프 솔루션즈'를 세웠다.

유라이프 솔루션즈는 주거, 업무시설에 적용할 차세대 화상회의시스템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능을 가진 시스코의 홈네트워크 시스템 'S+CC 홈솔루션즈'를 송도에 보급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한다.

유라이프 솔루션즈 계획에 따르면 향후 송도내 주거시설 입주민들의 삶은 공간과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다.


집마다 장착된 텔레프레즌스로 학교, 학원, 병원, 은행 등과 실시간 연결할 수 있다. 원한다면 대치동 유명 학원의 강좌를 집에서 들을 수 있고, 성형 상담 혹은 적성검사도 집에서 편히 진행할 수 있다. 나아가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 건강 관리와 상조서비스까지 집에서 버튼 하나로 행할 수 있다.

안전, 방범 체계도 견고해진다. 세개의 다리로 연결된 다소 폐쇄적인 송도의 공간적 단점을 악용한 범죄를 막기 위해 아동, 노약자 등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세워질 예정이다.

직장인들은 신호등 체계를 조정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휴대용 리모컨은 물론 아이팟, 아이패드 등으로 집안의 모든 기기를 간편하게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3단계로 추진되는 송도 유시티 구축 사업은 내년 초 1단계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올해 더샵퍼스트월드와 그린에비뉴, 더샵 엑스포 등 기존 2천200가구에 텔레프레즌스가 보급된다. 2014년에 입주하는 그린워크 등에는 텔레프레즌스가 처음부터 내장돼 있다. 이 속도로 2017년에는 송도내 1만6천800가구가 유시티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모두 접하게 된다.

유라이프 솔루션즈는 송도가 유시티의 면모를 갖추도록 지원한 뒤 새로운 스마트시티 개발 모델을 만들어 송도 외 국내 다른 도시와 해외로 시스템 적용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