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먹구름 날씨에 지쳐가던 인천시민들이 모처럼 만에 봄다운 봄을 만끽했다. 지난 28일 '제10회 푸른인천 글쓰기대회'가 열린 인천대공원에는 화창한 봄날씨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낮기온이 최고 19℃까지 올랐던 이날 공원의 연못과 분수대에는 글쓰기를 일찌감치 마치고 물장난을 치는 어린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부모들은 호수나 연못에 심어진 창포, 부들 등 식물들의 이름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면서 자연을 가르쳤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연못의 개구리들도 '개굴 개굴' 울음소리를 내며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침 이날은 국제환경단체인 '세이브더프로그스(Save the frogs)'가 정한 '개구리의 날'이기도 했다. 인천대공원에는 개구리가 서식할 수 있는 연못 30여곳이 있다. 동부공원사업소는 2년 전부터 사라져가는 개구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연못을 조성하는 등 서식환경을 마련했다.
연못가에서 한참동안 개구리를 관찰하던 조혜인(13)양은 "도시에 살다 보니 개구리나 올챙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신기하다"고 했다.
자전거 열풍은 인천대공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점엔 100명이 넘는 사람이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길게 줄 서 있었다. 이날 자전거를 빌리는 데 1시간30분이 걸렸다. 유호준(11)군은 "집 근처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공원에 나오니까 더 편하게 탈 수 있다"고 말했다.
글쓰기 실력을 키워 '기자'가 되고 싶다는 원지예(13)양처럼 글쓰기대회에 열중하는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원양은 "어려서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기자라고 생각한다"며 "푸른인천 글쓰기대회가 글쓰는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인파를 피해 대공원 외곽이나 장수천 주변을 거닐며 한가로이 산책을 하는 가족과 연인들도 봄 향기를 만끽했다.
오후 늦게서야 가족들과 인천대공원을 찾은 일리야스(39·방글라데시)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 즉흥적으로 인천대공원을 찾았다"며 "딸과 가족, 친척들과 함께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