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배정례 화백

천경자 화백, 고(故) 우향 박래향, 고(故) 동초 이현옥 등과 함께 한국 4대 여류화가로 꼽히는 '미인도의 대가' 숙당(淑堂) 배정례(裵貞禮) 화백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오는 8~16일 숙당 배정례 화백 특별전 '내 마음속의 미인도'를 개최, 숙당의 대표적인 미인도와 산수화, 화조도 100여점을 비롯해 숙당의 유품과 사진 등을 전시한다. 뿐만 아니라 숙당의 부친인 진제(晋濟) 배석린(裵錫麟) 선생의 병풍 및 산수화, 사군자 작품 10여점이 특별히 선보여 눈길을 끈다.

숙당 화백은 구한말 시서화의 대가인 삼재(三才) 중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친 진제 배석린의 딸이자 세필 채색화의 거장인 이당 김은호 화백의 유일한 여제자로 '미인도'에서 새로운 예술의 경지를 창조했다. 1939년 제2회 후속회전에 이당문하생중 유일한 여류작가로 데뷔한 그녀는 그때부터 이당의 독보적 경지였던 세필채색화와 인물도에 탐닉, 스승의 화법을 잇기 시작했다. 당시 그녀는 어떤 기량이나 능란한 필치보다는 가식 없는 솔직한 화필로 담백한 아름다움을 표현, 주목을 받았다.

▲ 배정례 作 '촌부'

그러나 그녀는 이당문하생 그룹인 후속회전과 선전에 간간이 출품하면서도 화단활동을 멀리한 채 언제나 가정 속에서만 작업에 열중,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쳤다. 그 후 그녀는 묵묵히 화업에 정진, 여성 특유의 소박한 화면을 통해 여인의 애환과 서정에 초점을 둔 미인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숙당의 미인도는 치밀한 세필묘사와 화려한 색채사용에 의한 인물묘사, 현실세계의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배경처리가 생생하다.

고향이 충북 영동인 숙당은 시댁이 있는 전남 해남에 화실과 기념관, 숙당 장학회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큰 딸(박선영, 숙당 가족미술관 관장)이 있는 의정부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1992년부터 작품 활동을 해오다 지난 2006년 2월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031)828-5825~6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