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카페리 항로 개설로 중국과 가장 먼저 인연을 맺은 인천은 한·중 카페리 항로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2011년 현재 전체 카페리 항로는 12개 선사에서 15개 항로가 운항중이다. 이중 인천항에 10개 항로가 집중돼 있을 정도로 카페리 항로에 있어 인천의 중요도는 상당하다. 수도권의 대중국 여객과 물동량 처리에 있어 중심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여년간 한·중 교류의 중심으로서 인천항 카페리 항로가 기여한 부분은 어떤 것들일까?

■한·중 카페리 대 중국 물동량 창출을 견인하다.

카페리 업계는 한·중 카페리 항로가 대중국 물동량 창출을 이끌어왔다고 입을 모은다.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아니라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한·중 카페리항로는 국교 수립 이전부터 일찌감치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시작하며 양국의 교류를 확대하는 첨병 역할을 담당해왔다. 수교 당시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은 26배, 투자건수는 73배, 금액은 132배가 증가한 것으로 카페리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인천항의 한·중 카페리 항로 개설로 인해 인천과 중국은 바로 24시간 이내에 화물을 받을 수 있는 '핫(hot)-델리버리'가 가능해진다. 당일 통관을 원칙으로 하는 카페리선박을 통한 컨테이너 수송과 보따리상을 통한 물자 수송이 이 쾌속서비스의 핵심 역할을 했다. 화주 입장에서 볼때 매력적인 이 쾌속서비스는 앞으로도 당분간 카페리의 장점으로 인정받을 전망이다.


물동량 측면에 있어서 한·중 카페리 개설로 시작된 물자 교류는 중국 현지의 임·가공 산업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한국 자본의 중국 현지 투자도 이끌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게 된다. 카페리로 촉진된 활발한 현지 투자와 임가공산업의 발달때문에, 카페리를 통해 중국으로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이를 다시 한국으로 들여와 해외로 수출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갔다. 이러한 형태의 교역에서 촉발된 양국의 물동량 증가는 인천항뿐 아니라 한국의 전체적인 대중국 물동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경쟁관계에 있는 정기 컨테이너항로 가 이미 개척한 카페리항로에 개설된 경우도 나타난다. 교역에 있어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영역을 카페리가 먼저 개척, 물동량을 창출하고 여기에 경쟁관계로 볼 수 있는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추가로 개설되는 식이다. 초기 부족한 정기컨테이너 항로의 물량을 카페리 선사가 '슬롯차터' 방식으로 임대받아 활용하기도 하며 정시성과 운송능력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안정적인 대 중국 교역이 가능해졌다.

현재는 칭다오, 웨이하이, 톈진, 옌타이 등 한·중카페리 항로가 기 개설된 항만에 컨테이너 정기선이 함께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한·중 카페리와 정기 컨테이너항로의 공생관계와는 달리 선사들 사이의 과당경쟁이 이루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한·중 교류의 수도권 핵심 거점으로 성장한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지난 1990년 한·중 카페리 항로의 첫 인천 개설 이후 인천항에는 15개 한·중 카페리 항로중 10개 항로가 개설되며 수도권 인적·물적 대중국 교류의 명실상부한 중심 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가운데 한·중 카페리 정기선을 수용하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한·중 교역의 핵심 역할을 한다.

한국~중국 사이의 10개 카페리 항로가 집중되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경유하는 화물 대부분은 인천·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도가 크다. 쾌속 운송을 요구하는 수도권 물동량 대부분은 인천을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


(주)인천항여객터미널에 따르면 지난 2008~2010년 사이의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과한 화물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살펴보는 '기종점 분석' 결과,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수출 컨테이너 화물의 특징은 인천·경기·서울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과 경기지역의 물동량 유입이 전체 60.6%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국가공단과 지방산업단지 등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수도권 화물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충남지역과 경북지역의 화물 비중도 각각 5.3%(8천233TEU), 5.0%(7천863TEU)로 나타났다.

인천항 여객터미널 수입화물을 분석할 경우에 수도권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다.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물량은 87.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화물의 경우에는 충남·경북지역의 화물이 3%이내로 감소해 충북과 강원지역으로 유입되는 수입 화물은 거의 없었다. 수입의 경우에도 수도권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객 수송에 있어서도 인천항국제여객 터미널 한국~중국간 제1의 관문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2월 인천항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국제여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1990년 9월15일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릿지호 운항 개시 21년만에 달성한 수치다. 이러한 증가세는 특정 항로뿐 아니라 인천과 중국 대부분의 항로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10개 항로 각자 최고의 여객 유치 실적을 새롭게 세웠다. 카페리 업계의 이같은 이용객 증가는 기존의 주이용객인 일명 보따리상(소무역상)이 감소하고 순수 여행객 수가 증가한데서 이유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객 수가 소무역상을 2배 가까이 넘어서고 있다. 인천항의 국제여객수송 실적은 2010년 기준으로 92만6천여명으로 부산항(122만6천여명)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중 카페리 전체 실적은 2010년 148만1천633명으로 부산항의 전체 여객 실적을 앞지른다. 앞으로의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인천항 여객 운송의 발전 가능성은 가늠하기 힘들다.

(주)인천항여객터미널 기획팀 문광석 차장은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의 핵심 관문으로 자리잡아 성장하고 있으며 국제여객도 3~4년 전부터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관광산업 활성화와 한류 열풍에 힘입은 관광객 증가, 비자 발급 기준의 완화 등이 가장 큰 성장의 이유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