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공연 수준이 최근 크게 향상되고 공연장을 찾는 이들도 늘었지만 도민의 공연 관람 에티켓은 아직 아쉬움을 남긴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공연장을 찾기가 어쩐지 어렵거나 어색한 독자들을 위해 공연장에서 알아두면 좋은 관람 에티켓을 '바그네리안 김원철'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음악을 좋아하고 '바그너'를 사랑해 스스로를 바그네리안이라고 명명한 김원철의 '클래식이야기'가 매주 목요일 독자들과 만난다.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 가면 대중음악과는 다른 예절과 관습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 손뼉을 치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이지요. 공연 시작에 앞서 안내 방송으로도 나오지만,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까요?
클래식 음악에 처음부터 오늘날과 같은 예절 규범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옛날 연주회장은 귀족 사교장에 가까워서, 술 마시면서 떠들다가 이따금 음악에도 귀 기울이는 식이었지요.
시민이 참여하는 공공음악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대략 18세기 후반부터였고, 바그너 · 말러 등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작곡가 겸 지휘자가 오늘날과 같은 관습을 굳혔습니다. 교향곡, 협주곡 등은 여러 악장이 합쳐서 작품 하나가 되지요. 그래서 그 사이에 손뼉을 치면 연속성이 깨지고 맙니다. 오페라는 좀 달라요. 멋진 아리아가 끝나면 박수가 나오는 일이 보통이고, 드물게는 그 아리아를 한 번 더 부르는 일도 있어요.
레퀴엠이나 수난곡 등 죽은 이를 기리는 음악을 연주할 때에는 연주자가 입장할 때에나 연주가 끝났을 때에나 손뼉을 함부로 치면 안 됩니다. 자칫 죽은 사람을 욕보이는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전문 연주회장에서 감상용으로 연주할 때에도 그래야 할까요? 이건 논란거리인데, 제 생각에는 상황을 봐가면서 손뼉을 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쯤에서 쉽고 간단한 원칙 하나를 알려 드릴게요. 예의에 맞게 손뼉을 치려면 '모든 사람이' 손뼉을 칠 때 따라 치면 됩니다. 몇몇 사람만 손뼉을 치는 상황이라면 알맞은 때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주위를 둘러 보면 짜증이나 안타까움을 소리 없이 표현하는 사람이 눈에 띌지도 몰라요.
다음 시간에는 박수에 관해 좀 더 생각해 볼 얘기를 해 드릴게요.
[김원철의 클래식이야기]공연장서 박수는 언제 쳐야할까·1
남모를 '클래식 앓이'에 친절한 처방전
레퀴엠·수난곡 연주때 손뼉
'사자에 대한 모욕' 오해 불러
입력 2012-07-12 00:20
지면 아이콘
지면
ⓘ
2012-07-12 16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