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재혁 /연합뉴스

   중국 역도 남자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사재혁(27)을 견제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중국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남자 역도 대표팀 6명의 명단에는 리샤오쥔(28)과 리하오지(19)가 포함됐다. 
 
   두 선수는 모두 체급이 사재혁과 같은 77㎏급이다. 
 
   중국 남자 역도는 56㎏급, 62㎏급, 69㎏급 등 절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경량급에 주력하고 있다.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별로 없는 중량급에 선수를 내보내지 않고 가장 취약한 낮은 체급을 골라 2명을 출전시키는 전략을 썼다. 
 
   체급이 8개가 있는 올림픽 남자 역도의 출전권 한도는 6장이다. 
 
   체급별 출전자 수는 제한이 없고 체급을 골라 6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중국은 56∼85㎏급까지 5개 체급 석권을 목표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체급에 1명을 추가로 투입해 왔다.
 
   뤼하오지와 뤼샤오쥔은 지난 4월 중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 77㎏급에서 합계 1, 2위를 차지했다. 
 
   뤼샤오쥔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고 뤼하오지는 국제대회 경험이 전혀 없는 신예다. 
 
   한국 코치진은 중국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재혁에게 금메달을 내준 충격패를 설욕하기 위해 별도의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에서 56∼85㎏급에 선수를 출전시켜 사재혁의 체급을 제외한 4개 체급에서 우승했다. 
 
   당시 77㎏급에서 신예로 전력 노출이 없던 사재혁의 기량과 컨디션을 오판해 뼈아픈 뒤집기를 허용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 감독은 "한 나라가 한 체급에 두 명을 내보내는 것은 강력한 견제를 의미한다"며 "중량 신청부터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작전을 걸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뤼샤오쥔은 국제대회에서 자주 노출돼 기량 파악이 가능하지만 뤼하오지는 최고기량과 컨디션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올림픽 역도는 기록 수립보다 상대를 따돌려야 하기 때문에 경쟁자의 페이스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경기 막판 경쟁에서 두 선수 가운데 하나가 갑자기 신청 중량을 높이면 몸을 풀다가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플랫폼에 오를 수도 있다. 
 
   역도에선 낮은 중량을 신청한 선수가 먼저 나온다.
 
   두 명이 한 명과 경쟁하게 되면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할 작전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중국의 작전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착실히 해나가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중국의 출전 엔트리가 우리 예상대로 가고 있지만 경기 전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경기에 나설 선수와 그 선수의 체급은 오는 26일 런던에서 열리는 감독자 회의에서 확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