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송도미추홀타워를 찾았다. 이곳 17층에는 UN ESCAP(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사무소, 18층에는 UN 방재연수원, UN ISDR(유엔 재해 저감을 위한 국제전략) 동북아사무소가 있다. 두 사무실 모두 직원들의 출장으로 인해 사무실 대부분 의자가 비어있었다. UN ESCAP는 송도에 있는 유엔기관 중 가장 많은 직원(15명)이 파견을 나와 있는 곳이고, UN 방재연수원 ISDR은 두 기관이 합해 13명이 파견 나와 있다. 유네스캅 하예진 사무관은 "직원들의 출장으로 인해 현재 한산하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은 그날 업무에 따라 반바지 반팔의 편안한 복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두 사무실은 공통적으로 중앙 부분과 외곽부분으로 나눠져 있었다. 중앙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었다. 외곽으로는 개인 사무실이 있었다. 사무실마다 가득 쌓인 서류에서 그들이 담당하는 많은 양의 업무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두 기관은 재해 경감, 사회격차 해소, 지역사회의 연결성 강화, 지속가능한 환경 등의 주제를 놓고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 간의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UN ESCAP 동북아사무소 킬라파르티 라마크리쉬나 대표는 "송도에 온 직원들은 집을 구해 살게 된다. 가족이 있으면 함께 온다. 자녀들은 국제학교 등을 통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UN ISDR의 한 사무관은 "한국에 온지 1년이 아직 안됐는데 가족이 함께 송도에 와서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일이 끝나면 함께 공원을 다니는 등 시간을 보낸다"며 "송도는 여가생활을 보내기 너무나도 좋은 곳이다"고 했다.
송도는 유엔직원들의 업무에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가 커가는 과정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환경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유엔직원들에게 송도는 매력적인 도시다. UN ESCAP 유코 키타다 사무관은 "송도는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점은 도시가 함께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모습을 보고 유엔기관 직원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GCF 유치에 성공하면 앞으로 500여명의 유엔기관 직원이 추가로 송도국제도시로 파견을 오게 된다. 인천시는 GCF를 유치할 경우 초기단계 상주원 200~300명으로 출범해 향후 500명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가족까지 합하면 1천500명 이상이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은 GCF유치에 성공할 경우 지역경제에 연간 약 1천900억원의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