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며 나무 그늘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짙은 녹음이 햇살을 가려주어 만들어낸 그늘. 그 아래 나무 의자에 기대고 누워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짙은 녹음을 바라보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광주광역시에서 담양읍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수원에서 담양으로 가려면 호남 교통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광주광역시 광천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광주광역시에서 담양까지는 대략 40분 남짓인데, 광주광역시를 벗어나면 이내 시원한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논에는 뜨거운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란 벼가 줄을 맞춰 서 있고, 밭에는 가지가지의 농작물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도착한 담양읍내는 시끌벅적하지 않은 한산한 농촌 읍내 풍경이었다.

담양은 대나무가 유명한 지역이다. 대나무가 많이 자라서이기도 하지만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대나무로 만들어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담양읍내에서 열리는 5일장에는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도구와 물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여름이면 나무와 대나무 그늘을 즐길 수 있고, 강변을 걸으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담양이다.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 담양천 관방제림의 짙은 녹음

오랜만에 호젓한 시골길을 걷고 싶은 생각에 관방제림으로 발길을 옮겼다.

담양 관방제림이란 담양천변에 조성된 녹지를 말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해를 억제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말한다. 담양천변 관방제림에는 수백년된 나무들이 천변 둑을 따라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짙은 나무그늘과 강변에서 불어 오는 서늘한 바람은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적격이다. 거닐다 지쳤을 때, 또는 풍경을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나무 의자와 넓은 평상은 도보 여행자들의 발길을 가볍게 해 준다.

담양천의 깨끗한 물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에 앉아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쉬어 보는 것도 좋다.

걷기 여행에 익숙지 않은 사람을 위해 관방제림 입구에 자전거 대여점들이 있어 가벼운 자전거 하이킹도 즐길 수 있다. 담양천변의 잘 닦인 시멘트 길과 관방제림의 짙은 녹음을 가로질러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까지 가는 코스는 남녀 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메타세쿼이아 군락이 이색적인 곳이다.

20m가 훌쩍 넘는 거대한 나무가 일렬로 서서 마치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인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방송 광고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곳이다.

 
 
▲ 죽녹원

■ 대나무 숲과 누정이 있는 죽녹원

죽녹원은 대나무 숲이 울창한 정원이다.

죽녹원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대나무 숲은 아니다. 입구에서 들여다본 죽녹원의 첫 느낌은 짙은 대나무 그늘의 시원함이다. 2003년 31만㎡에 대나무 숲 조성을 시작해 현재는 죽림욕만 즐기는 것이 아닌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죽녹원 산책로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총 4.2㎞로 되어 있다. 죽녹원 산책로를 거니노라면 대숲 사이로 부는 맑은 바람과 '사각사각' 댓잎이 스치는 소리가 정겹게 다가온다. 대숲은 음이온을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이온으로 인해 죽림욕을 하는 사람들은 머리와 피가 맑아지고 심신이 안정되면서 저항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죽녹원은 영화와 방송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8월에 개봉한 영화 알포인트의 대나무 숲 전투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죽녹원이다. 영화 촬영 후에는 주인공 감우성씨가 자신이 쓰던 철모를 기증해 현재 죽녹원 숲길 알포인트 안내판 위에 걸려 있다. 또한 드라마 일지매와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 '1박2일'도 이 곳에서 촬영했다.

대나무숲을 지나면 담양의 대표 누정을 복원해 놓은 죽향문화체험마을이 나온다. 죽향문화체험마을에는 가사문학의 산실 담양의 정자 문화를 대표하는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등의 정자와 소리 전수관인 우송당, 죽로차 제다실, 한옥체험장에서 담양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