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사례 1 지문인식 전문기업인 슈프리마는 연구력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06년,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손을 잡았다. 슈프리마는 산기대의 교수진, 학생들과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세계 1위의 지문인식 기술을 보유함과 동시에 코스닥 상장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학부생 3명은 슈프리마에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사례 2 김포시에서 혈류 치료 의료기인 스텐트를 만드는 태웅메디칼과 가톨릭대학교 생명공학과는 지난 2006년부터 산학협력을 맺었고,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성장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양 측은 지금까지 모두 10건의 공동연구를 수행했으며 특히 2010년에는 태웅메디칼의 신제품 개발에 가톨릭대가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태웅메디칼의 임원들은 가톨릭대에서 석·박사 통합과정 교육을 받았으며 가톨릭대 학부생 멘토링 사업에 태웅메디칼 임원이 참여하고 있다.

사례 3 안산시에 있는 한양대학교(에리카캠퍼스)는 지역 중소기업에 고가의 공용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한양대는 지역 산업체의 수요에 기반한 공용장비센터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에서 공동활용가능한 장비를 교내에 설치해 기업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현재 51개의 공용장비를 구축했으며 현재까지 250여개 업체에 3천500건 이상의 장비지원을 하고 있다.

지역산업과 지역대학이 협력하는 '산학협력'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은 산업현장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취업률을 높일 수 있다.기업은 대학과 공동연구개발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킬수 있다.

정부도 산학협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산업인력의 수요 담당부처인 지식경제부와 산업인력 공급을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5월 산학협력 발전을 위해 뭉쳤다. 양 부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1천700억원), 2단계 광역선도사업(2천850억원) 공동 출범식을 갖는 등 광역경제권 단위의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정책연계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LINC 육성사업으로 산학협력 업그레이드

대학의 산학협력단은 지난 2003년 설립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의 기존 산학협력 관련 지원사업은 일부 대학이 지원을 독식하고 공과대학에만 편중되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교수 업적평가가 연구실적 위주로 돼 있기 때문에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꺼렸다.

하지만 최근 산학협력이 대학 역량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대학들이 대학 운영, 조직을 산학협력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LINC 육성사업을 시작하는 등 산학협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LINC 사업은 그동안 공과대학 중심의 산학협력을 대학 전체로 확산하고 산학협력이 교육, 연구와 더불어 대학의 주류 활동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대학체제 개편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업이다.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을 목표로 대학교육 시스템을 개선해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대학의 특성화를 지원한다.

올해 1천820억원인 LINC 지원예산은 2013년 3천500억원으로 늘어난다. 지원대상도 올해 81개교(대학 51개교, 전문대 30개교)에서 100개교(대학 60개교, 전문대 40개교)로 확대될 계획이다. 지정대학은 앞으로 5년간 집중 지원을 받으며 산학협력의 선도적인 모델을 창출, 확산시키게 된다.


교과부는 지난해 2월 산학협력국을 신설하고 산학협력 촉진을 위해 교원인사제도를 개선하고 나섰다. 교수 업적평가를 산학협력 실적도 평가받을 수 있게 바꿈으로써 산학협력에 교수들이 적극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공대 위주로 편중됐던 산학협력이 대학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LINC 사업에 선정된 51개 대학은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794명의 산학교수를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대학에서 현장실습, 창업교육 등 현장중심형 교육, 기업 애로점 지도, 기술개발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교과부는 또 해마다 150명씩 국립대 교원 정원을 확충해 2025년까지 교원 확보율을 100%로 높이기로 하는 등 정부는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3월 LINC 사업을 최종 발표한 가운데 경인지역에서는 가톨릭대, 한국산업기술대, 인하대, 한양대(ERICA) 등이 선정됐다.

# 경인지역 산학협력 어떻게 진행되나

사업 선정 대학은 의무적으로 현장실습지원센터와 창업교육센터를 설치하고 산학협력중점교수를 채용해야 한다. 이는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 교육을 바꾸고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교과부는 LINC 대학을 선별하면서 '특성화' 부문도 중시했다. 해당 대학이 선택한 특성화 분야가 지역의 산업과 얼마나 연계가 가능하느냐를 본 것인데, 이는 지역산업 활성화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가톨릭대는 정부에서 28억원의 지원금을 받았고, 바이오·약학 분야와 디지털콘텐츠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했다. 또한 그동안 교육, 연구, 봉사 세 분야로 교수를 평가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산학협력 부문을 추가했다.

가톨릭대는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협의체를 구성, 220여개의 가족회사 간 유대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가족회사의 애로점을 해결하는 ALLSET센터를 신설하고 기업 임직원에 대한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기대는 시화, 반월, 남동 등 서해안 지역 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들과 유기적인 상시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가족회사 제도를 만들었다. 산기대는 현재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4천여개의 가족회사와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시화·반월 산업단지 내에는 영세한 제조 중소기업이 대다수 포진해 있는데, 산기대는 이러한 중소기업을 돕고자 중기사랑지원단을 구성, 제품개발부터 시장진출에 이르는 맞춤형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산기대는 또 엔지니어링하우스(EH)라는 제도를 통해 교수, 기업 간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학부생들이 연구원으로 참여해 현장밀착형 학습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재 204개의 기업과 산기대의 350여명 학부생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LINC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각 지역의 전략산업에 요구되는 산업인력의 양성" 이며 "지역산업발전과 지역대학이 상생하는 계기가 될 것" 아리고 밝혔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