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이미 특성화고등학교 진학 후 취업을 계획했다는 지양은 지난 7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입사했다. 올해 처음 고등학교 졸업 사원을 선발한 aT가 전국에서 뽑은 고졸 사원은 총 7명. 이 중 지역 안배를 통해 aT 인천지사로 발령받은 지양은 "떨어질 줄 알았는데 마음을 다해 자기소개서, 필기, 면접을 준비한 것이 빛을 본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교도 1년 일찍 입학한 그녀는 발 빠른 취업으로 또래보다 최소 5~6년은 앞서 사회인이 됐다.
마음에 드는 직장은커녕 취업조차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지양은 똑부러지는 인생관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성공의 다양성'이란 새로운 메시지를 던졌다.
지양은 "대학을 가는 것은 결국 좋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특성화고를 통해 좋은 회사에 들어갈 방법이 있다면 굳이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며 "문학정보고 진학을 마음 먹은 뒤 가장 먼저 회계를 배웠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때 처음 접한 회계는 이제 그녀의 '전공 분야'가 됐다. 관련 자격증을 4개나 취득한 지양에게 회계는 가장 자신있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지양은 "마침 aT인천지사 회계직으로 일하게 돼 재미를 느끼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기 전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회사가 더 좋을 정도다"라며 "우선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 조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야무진 포부를 전했다.
순환근무를 하는 aT 시스템에 지양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유통마케팅과에 속해 회계와 물류를 함께 공부한 그녀는 aT 주요 업무 중 하나인 통관, 곡물 유통을 통한 물가 안정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중학교때 장래 설계 발빠른 취업 가능
"조직에 도움되는 사람되고싶다" 각오
지양은 "주변에서 나이가 어린 것이 큰 장점이 될 수 있을거라 말씀해 주신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앞으로의 시간도 헛되지 않게 보내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고 한다. 우선 영어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때가 되면 대학에도 진학할 생각이다.
지양은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에 두 딸의 학비를 고스란히 부모님 부담으로 넘기기 싫었다"며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나를 위한 공부가 가능한 환경을 얻은 만큼 무엇을 더 배우고 익히고 싶은지 고민한 후에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