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에서 열린 '월미도 미군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서 이삼헌 민속춤연구가가 억울하게 숨진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정운기자

'62주기 월미도 미군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가 13일 오후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위령제에는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유족, 김진영 인천시 정무부시장, 문병호 국회의원, 인천시의회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지난 1950년 9월 10일 '월미도 미군폭격사건'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을 추모했다. 또한 폭격후 월미도에서 쫓겨난 주민들을 위한 귀향 대책과 보상책 등의 내용을 담은 '월미도 미군폭격 진실 규명 및 피해보상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미도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한인덕 위원장은 "62년전 미군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사전 포석으로 이곳 월미도를 사전 대책이나 경고도 없이 풀한포기도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포탄을 퍼부었다"며 "오늘 위령제를 통해 아직도 구천을 헤매는 원혼들이 있다면 다소나마 한을 풀어드리고, 그때 이후로 고향을 등져야만 했던 원주민들은 빼앗긴 땅을 찾아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별법을 발의한 문병호 국회의원은 추도사에서 "월미도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영령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족들과 함께 위령사업과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다시는 이 땅에서 월미도 사건과 같은 억울하고 참혹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위령제는 희생자 영령들에 대한 묵념, 영령들을 위한 기도, 추도사,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 활동 경과보고, 분향과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헌화를 하기 전 이삼헌 민속춤연구가가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넋풀이춤'을 공연하기도 했다.

한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8년 3월 미군 항공기가 인천상륙작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작전상 주요 전략지였던 월미도를 폭격해 민간인 거주자 100여명이 희생된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진실화해위는 또 한국과 미국 정부가 협의해 희생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으나 지금까지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