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3국 가운데 고정익 항공기가 탑재되는 정규 항모를 보유한 나라는 중국이 처음이다.
중국이 항모 보유로 해군 전력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의 안보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초래될 전망이다.
아울러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 속에서 중국 항모가 취역한 것은 일본을 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25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오전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호가 정식으로 군 편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중국 해군은 "항모가 취역함으로써 중국 해군의 종합 작전 능력 수준을 높여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호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취역식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궈보슝(郭伯雄)·쉬차이허우(徐才厚)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후 주석은 또 항모에 올라 비행갑판과 선실 등을 둘러봤으며 해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에 앞서 랴오닝호는 지난 23일 랴오닝성 댜롄(大連)조선소에서 해군에 인도됐으며, 이날 중 배속 부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랴오닝성 해사국은 '군사 임무'를 이유로 이날 댜롄 인근 해역에서 선박 통항을 금지했다.
랴오닝호의 배속 부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에서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 또는 황해(서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에 배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랴오닝호는 원래 소련이 제작하던 쿠즈네초프급(6만 7천500t) 항공모함이었지만 소련의 붕괴로 방치된 채로 우크라이나의 손에 넘어갔다.
중국은 1998년 미완성 상태로 방치되던 '바랴그호'를 2천만달러에 사들여 댜롄조선소로 끌고온 뒤 항모 개조에 착수, 14년 만에 항모 보유국의 꿈을 이루게 됐다.
증기터빈 엔진을 갖춘 랴오닝호는 갑판 길이가 302m, 최대 속력이 29노트에 달하며 2천여명의 장병을 태우고 항공기 50여대를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랴오닝호에 접이식 날개를 가진 젠(殲)-15(J-15)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J-15는 러시아 함재기 수호이(SU)-33을 바탕으로 중국이 독자 개발한 전투기다.
그러나 중국 항모는 아직 작전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반쪽 짜리' 항모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항모 전력의 핵심인 함재기 이착륙 훈련이 이뤄졌다는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등 실전적 전투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아울러 항모가 제 역할을 수행하려면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을 거느린 항모전단을 구성해야 하는데 중국이 이 단계까지 나아가려면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주변의 우려를 의식해 바랴그호를 작전용이 아닌 '과학연구 및 훈련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랴오닝호와 별도로 2015년까지 4만8천∼6만4천t급의 핵 추진 항공모함 2척을 자체 건조해 추가 배치함으로써 본격적인 항모 운영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