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최근 미국에 첨단 공격형 헬리콥터 36대를 사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한 것으로 26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이날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최근 한국으로부터 36대의 대형 공격 헬리콥터와 관련 부품, 훈련, 정비, 수송 등의 구매 요청을 받아 이를 지난 21일 의회에 통보했다.

   미국 의회에 보고된 구매 희망 헬리콥터는 육군의 아파치 롱보우(AH-64D)와 해군의 코브라(AH-1Z)이다.

   한국군은 터키의 T-129 헬리콥터와 미국의 아파치, 코브라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아파치 관련 무기는 36대의 헬기를 비롯해 엔진 84기, 첨단 조종사용야간 탐지 센서 42기, 사격 관제 레이더 36기 등 모두 21종으로 총 구매액은 36억 달러에 달한다.

   주계약 업체는 세계적인 군수업체인 보잉, 록히드마틴과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라고 DSCA는 설명했다.

   또 코브라 주계약 업체는 벨-텍스크론과 GE이며 헬기 외에 GE401C 엔진 84기, 헬파이어 미사일 288기,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72기 및 발사대, 레이더 교란장치 등 총 26억 달러 규모다.

   미국 육군의 주력 공격형 헬리콥터인 아파치 롱보우는 언덕이나 나무, 빌딩 등에 동체를 가린 채 기체 상부의 레이더만 노출해 목표물을 탐지하고 미사일 조준을 할 수 있는 첨단 기종이다.

   코브라 AH-1Z는 기존의 슈퍼 코브라에 비해 3배의 항속거리, 2배의 탑재 중량을자랑하며 16발의 헬파이어 미사일과 호크아이 목표 조준 장치로 적군의 전차를 무력화할 수 있는 전투형 헬리콥터이다.

   미국 국방부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의 주요 정치ㆍ경제 강국으로 미국이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동맹"이라면서 "한국이 강력한 자기방어 역량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중요하다"고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이번 코브라, 아파치 헬리콥터 판매는 한국이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한국은 이 헬리콥터를 자체 군사력에 흡수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번 판매는 역내 군사적 균형을 변화시키지 않으며 미국의 방어 준비태세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DC 외교 소식통은 "이번 계약은 정부가 추진 중인 육ㆍ해ㆍ공군 대형 무기 도입 사업에 따른 것"이라면서 "오는 11월 최종 계약자가 선정 발표돼 12월께 정식으로 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아파치와 코브라 모두 탁월한 성능을 가진 공격형 헬리콥터이나 터키의 T-129 기종과 함께 성능,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개 기종을 최종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위산업청은 올해 초 육군 대형 공격 헬리콥터와 해군 해상 작전 헬리콥터 사업, 공군 차기 전투기 3차 사업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