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신조어를 둘러싼 공방전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접전지로 꼽히는 버지니아주 유세에서 롬니 후보를 겨냥해 "너무 자주 입장을 바꿔서 자신의 입장이 무언지도 잊고 있는 것을 '롬니지어(Romnesia)'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중도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됐던 롬니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면서 이른바 '극단적 보수주의자(Mr. Severely Conservative)'가 됐다면서'롬니지어' 환자라고 비꼰 것이다.

   롬니지어는 롬니 후보의 이름과 '기억상실증(앰내지어ㆍAmnesia)'이라는 단어를합친 말이다.

   롬니 후보를 조롱하는 뜻으로 페이스북에 등장한 신조어로, 자유 성향의 블로거나 신문 칼럼니스트들이 사용한다.

   이날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에서 연설한 오바마 대통령은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롬니 후보의 '말 바꾸기'를 공격했다.

   롬니 후보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거짓말을 많이 한다면서 '오바말로니(Obamaloneyㆍ오바마와 거짓말< balone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것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지한다면서도 관련법에 서명할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것을 '롬니지어'라고 한다"고도 말했다.

   또 여성들의 낙태ㆍ피임, 중산층 세금감면 등과 관련해 롬니 후보가 입장을 계속 번복하고 있다면서 이는 "그와 일치하는 증상들"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특히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낙태 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하면서 여성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나는 의사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이 증상을 치료하길 바란다"면서 "여기에 좋은 소식이 있다"며 "오바마케어(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정책)는 기존에 갖고 있던 증상에 대해서도 보장 혜택을 준다"고 농담해 지지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롬니지어에 걸렸다면 체온계로 열을 재야 한다"면서 롬니지어에 대한 치료약이 바로 오바마케어라고 '처방'을 내렸다.

   이에 롬니 후보는 몇 시간 후 플로리다주 데이토너 비치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연임을 노리는 대선 후보에 걸맞은 "의제가 없다"고 받아쳤다.

   롬니 후보는 "그들이 시시한 공격과 유치한 말싸움으로 (대선전을) 몰아가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이렇게 넓고 많은 기회의 나라에서 그들은 시시하고 조그마한 것들만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롬니 후보는 또 오바마 진영에는 "미래를 향한 의제도 없고 미국을 위한 의제도없다"면서 "연임을 겨냥한 의제마저 없으니 그가 연임하지 않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