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가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2012세계 슬로푸드 대회'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대회(아시오 구스토·Asio Gusto)를 유치했다. 남양주시는 지난달 25일 밤 10시(현지시간 오후 3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2 이탈리아 세계슬로푸드대회에서 카를로 페트리니 국제슬로푸드본부 회장과 2013년 슬로푸드국제대회 개최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슬로푸드 의미·유치 성공 소감은?
맛의 다양화 통한 로컬푸드 소비 장려
건강·행복한 삶 추구로 인간가치 보전
믿음과 신뢰 보내준 시민·봉사자 감사
'아시오 구스토' 유치 비결·파급 효과는?
전문팀 신설 잇단 대회 개최 역량 쌓아
남양주·대한민국 브랜드·인지도 껑충
지역경제 향상·국민건강 개선 등 '막대'
향후 운영계획·당부하고 픈 말은?
나쁜 먹거리·식습관 사회적 질병 만연
유기농업 확대 지역공동체 발전 이끌터
농업경쟁력 확보 친환경도시 건설 매진
이에 따라 내년부터 격년제(홀수 연도)로 이탈리아 살로네 델구스토(Salone del Gusto), 프랑스 유로 구스토(Euro Gusto)와 함께 슬로푸드를 대표하는 세계적 행사가 남양주에서 열린다.
세계 유기농대회를 치른 남양주시는 이번 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슬로푸드본부와 회원국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013년 슬로푸드 국제대회 준비상황과 필요성, 발전 가능성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 참가국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시는 대회 유치에 앞서 지난 9월 기획재정부로부터 2013 슬로푸드 국제대회 개최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 및 전문 리서치 연구용역을 추진, 승인을 받았으며, 내년 10월 중에 남양주 유기농 테마파크, 남양주체육문화센터 등지에서 이들 행사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전시행사, 교육체험, 국제학술, 비즈니스,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며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62개 회원국 중 40여개국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처음 개최된 세계슬로푸드대회는 짝수연도에 본부가 있는 이탈리아에서만 열렸으나, 회원국의 대륙별 개최 요구에 따라 지난 2009년부터 유럽국가 대회인 '유로구스토'가 2년마다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으며, 이번 남양주 유치는 종주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이번에 남양주시가 유치에 성공한 아시오 구스토대회는 슬로푸드 역사상 유기농에서 슬로푸드까지 이어지는 유기농 완성품으로 평가받으며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남양주시가 한국 슬로푸드 운동의 발상지로서 식품과 농업분야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슬로푸드의 구심점이 되는 동시에 세계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 미래의 음식문화를 선도하는 중심적 도시가 될 것을 확신한다"는 이석우 시장을 만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오랫동안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이 뛰어들어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유치에 성공했다. 먼저 소감과 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선 남양주시가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유치하게 되어 무척 기쁘며 열과 성의를 다해 유치를 지원한 유치단과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성공은 국제슬로푸드 조직위가 지난 2011년 개최된 세계유기농대회에 참가해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 감동받는 등 시와 시민이 함께 대회를 치르는 것을 보고 신뢰와 믿음을 가진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
다시 한번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슬로푸드 국제대회가 유기농의 대명사인 남양주시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국내 식품업과 농업관련 산업의 새로운 발전과 비전을 제시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며, 경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에 슬로푸드, 유기농, 슬로시티와 같은 슬로라이프 가치 혁신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슬로푸드국제대회가 아직은 많은 시민들 사이에 생소하다. 슬로푸드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그리고 '생산은 유기농, 식탁은 슬로푸드'라는 슬로건으로 향후 대회를 치르겠다고 했는데 유기농과 슬로푸드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슬로푸드는 좋고(good), 깨끗하고(clean), 공정한(fair) 음식을 말하는 것이다. 슬로푸드는 단순히 패스트푸드의 반대가 아니라 다양한 개념을 내포하고 있으며, 패스트푸드가 산업화된 먹거리를 통한 획일화된 맛과 규격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슬로푸드는 그것을 넘어 생산, 유통, 소비, 환경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문화운동으로 좋은 먹거리, 전통음식 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켜봐 달라.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
아울러 슬로푸드는 맛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맛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각 지역마다 전통적인 농산물과 조리법이 계승되어야 한다. 이 말의 의미는 종의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과 로컬푸드 소비를 장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함께 유기농산물이 친환경 농법 등을 이용한 생산과정 자체에 초점을 둔 말이라면, 슬로푸드는 유기농처럼 좋은 식재료의 생산·유통·소비·문화·환경 등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맛의 다양성과 환경보전까지 생각하는 것이 슬로푸드이며, 이것이 인간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특히 이번 2013 슬로푸드 국제대회의 슬로건인 '생산은 유기농, 식탁은 슬로푸드' 슬로건은 현대인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 그리고 공동체로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내포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슬로푸드를 소비함으로써 생산자에게 공정한 이익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슬로푸드를 소비하지 않으면 유기 농산물의 생산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아시오 구스토 유치에 따른 경제적, 국제사회 입지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효과는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아울러 유치 성공의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경제적 효과로는 전문기관 용역결과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총 371억원, 국가경제 파급효과가 1천6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슬로푸드 문화 확산에 따라 국민건강 개선 및 식생활 습관병 감소 유발 효과가 약 2천5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됐다. 이를 믿는다.
또 살로네 델 구스토(Salone del Gusto), 유로 구스토(Euro Gusto)에 이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을 대표하는 국제대회가 남양주시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남양주시와 대한민국의 국제적 브랜드 및 인지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본다. 아울러 국산 식품과 농산물, 관련 생산품들의 국제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가 이번 대회 유치에 성공하게 된 것은 지난 2009년부터 국내 지자체 최초로 슬로푸드팀을 신설하고, 국내 대회를 매년 개최하면서 역량을 쌓아 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유기농 체험농장을 개설하면서 위기에 처한 팔당 유기농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등 지역 유기농민 및 슬로푸드 문화원과 밀접한 업무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이번 대회를 유치하는데 큰 힘이 됐다.
농업은 모든 생활의 기반이며 안식처이다. 나는 시장으로서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하기전부터 유기농과 슬로푸드는 하나로, 남양주시가 슬로푸드 분야에서 세계 중심도시로 탈바꿈 할 것으로 굳게 믿었으며, 그결과의 첫번째가 지금 이뤄졌다고 본다."
-세계슬로푸드대회가 지역 농산물 생산과 소비를 넘어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국가 지원을 위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농장 만들어 주기 후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울러 현재 1천곳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어 줬다. 남양주시는 몇 곳을 후원할 예정인가.
"아프리카 1천개의 농장은 획일적인 식량 지원과는 달리, 개발도상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하여 마련된 프로젝트로, 아프리카 주민들의 자생력을 회복시켜 주고자 기획되었으며, 1개의 채소 농장(900유로, 약 140만원)은 마을 하나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규모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636개의 채소 농장이 건립되었으며, 시는 1천개의 농장 중 100개를 목표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시는 지금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티오피아에 51개의 농장을 지원했으며, 차후 모금 활동을 강화해 농장 건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농장 지원도 시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형태로 지원된다."
-마지막으로 대회의 유치 당위성과 함께 슬로푸드국제대회의 향후 운영 계획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으로 인해 현재 숱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공동체의 해체와 각종 범죄 만연, 건강을 위협하는 먹거리와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사회적 질병이 만연하고 있다. 하지만 소홀하기 쉬운 미각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후유증을 상당 부분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유기농을 활용해 어린이 식탁을 꾸민다면 어린 아이의 머리도 좋아지고, 건강도 챙길수 있다. 유기농 단지는 미생물에 의한 농사로, 농지의 지력을 높여 건강한 유기농 채소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음식의 고유한 맛은 각 지역 건강한 먹거리와 전통 그리고 지역 공동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대한민국이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가치의 혁신이 절대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한 것이자 슬로라이프라는 가치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며 남양주 유치는 필연적이다. 이번 대회 유치의 주인공은 시민들이다. 대대로 유기농업을 고수한 지역의 여러 농민들과 슬로푸드 문화 확산을 위해 애쓰신 슬로푸드 문화원 관계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아울러 유기농산물 소비에 적극 협력해 주신 지역내 여러 음식점들과 학교 관계자 여러분들 그리고 그 밖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응원해준 모든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생산은 유기농, 식탁은 슬로푸드'로 한국 농업 경쟁력 확보와 식품산업의 융복합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 대국민 건강 제고와 함께 59만 남양주 시민들에게 여유로운 생활과 행복한 삶을 제공하는 특성화된 친환경도시 '남양주'건설에 매진하겠다."
대담:지역사회부 박석희 부국장
정리:남양주/이종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