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수원시, 통신기업 KT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수도권 야구팬들의 숙원인 프로야구단 유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KT가 창단 과정에서 1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신생팀 창단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수원야구장이 가지고 있는 이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생 구단이 사용하게 될 수원야구장의 경우 안양, 과천, 의왕, 군포, 시흥, 안산, 용인, 성남 등 경기 남부권 도시들과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다. 여기에다 지하철 4호선과 신분당선이 수원야구장 부근에 역사를 신설할 예정이어서 전국에서 가장 효과적인 교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 시설이다.

또한 수원야구장의 경우 현대유니콘스(넥센의 전신)가 수원을 연고로 사용할 당시 홈경기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리모델링만 진행된다면 프로야구 2군리그에 참여하는 2014년부터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KT를 사로잡은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수원시가 내건 야구장 25년간 무상임대와 수익사업권 100% 보장 등의 조건은 신생구단뿐 아니라 여타 구단들도 연고를 삼고 있는 지역에 요구하고 있는 사항 중 하나다. 이 조건이 이행될 경우 신생구단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흑자 경영까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통신 3사간의 치열한 마케팅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도 깔려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와이번스를 활용해 수년째 마케팅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생각대로 T', 스포테인먼트로 대표되는 SK와이번스의 마케팅 전력은 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인 SK텔레콤의 마케팅과 연계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들어 뚜렷한 성적을 내고 있지 않은 LG트윈스도 모기업 계열사인 LG텔레콤의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다 프로야구가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마케팅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KT의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대변하듯 KT 이석채 회장은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내부에 회의적인 기류도 있었지만 시간을 두고 바꿔나갔다. 야구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