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수원시가 통신기업 KT와 함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선언함으로써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라북도에서도 조만간 유치 기업에 대한 윤곽을 발표할 전망이다.
KT의 프로야구단 창단 계획 발표 이전까지 도와 수원시는 전북에 비해 한발 뒤처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도와 시는 지난 6일 KT의 야구단 창단 발표에 맞춰 수원야구장 2013년까지 리모델링 완료, 2군 전용구장 및 신축구장 추진 등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라는 국내 굴지의 통신기업의 신생 구단 창단 결정, 도와 시의 적극적인 야구단 유치 구상 발표 등으로 10구단 창단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일부 KBO이사들도 반대할 명문이 없어져가고 있다.
KBO, 자기자본 순이익 등 명시
시, 든든한 후원사 만나 상승세
전북은 지역기업 법인 형태 추진
■KBO의 창단 조건과 KT
KBO 규약에는 신생구단 창단 조건을 야구규약 제3장에서 명시하고 있다.
우선 자본금 규모는 '불입자본금 10억원 이상의 주식회사'로 구단은 '선수권대회와 한국시리즈 및 올스타전을 치를 수 있는 야구 전용구장을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원시가 수원야구장을 2만5천석 규모의 프로야구 전용구장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고 도가 KT에 2군 전용경기장과 신축구장 부지를 협조하기로 한 만큼 야구 규약에 명시되어 있는 조건은 충족하고 있다.
야구 규약외에도 KBO 이사회는 삼보와 청보, 태평양, 해태, 쌍방울 등 추억속에 사라진 야구단과 같은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좀더 확실한 재력을 보유한 기업이 야구단을 창단하도록 창단 기업의 재정 규모도 명시했다.
여기에 더나아가 KBO 이사회는 재정이 탄탄한 기업만이 야구단을 창단할 수 있도록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기업의 재정 규모를 5가지로 구분해 발표했다. ┃표 참조
지난 4월 기준 재계 15위인 KT는 자본금이 2조7천억원에 단기순이익이 1조5천여억원에 달하는 굴지의 기업이다. 부채 비율도 144.01%를 보이고 있고 유동비율도 102.6%에 불과해 KBO 이사회가 나타낸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전북의 선택 '지역 기업 컨소시엄'
야구계에 따르면 전북은 당초 CJ그룹과 GS그룹에 야구단 창단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두 그룹이 야구단 창단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후 다른 기업을 물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KT가 수원에 야구단 창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역 기업들을 컨소시엄으로 묶어 법인을 설립, 야구단 창단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형태로 야구단 창단을 강행할 경우 초기 자본금 10억원의 주식회사를 설립하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KBO 이사회에서 밝힌 그 외의 재정조건은 충족시키기 힘들다.
여기에다 프로축구에서 주식회사 형태로 출범한 시·도민 구단들이 재정난을 보이고 있어 10구단 창단 조건을 까다롭게 다루고 있는 KBO 이사회 입장에서는 전북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KBO 이사회에서 삼미와 청보, 태평양, 쌍방울 등 중견 기업들의 프로야구단 운영 실패로 인해 리그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재정 규모를 확보하지 않을 경우 창단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화·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