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가 현대미술관 건립 본격 추진을 앞두고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스페인 프라도 국립미술관을 비롯해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선진 운영 노하우 공유 등 폭넓은 문화교류를 하기로 했다.
염태영 시장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와 빌바오 등 주요 도시를 잇달아 방문해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프라도 국립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 등과의 업무협의를 이어가는 등 '문화세일즈'에 적극 나섰다.
염 시장은 같은 기간 빌바오시 이본 아레소 부시장 등을 예방하고 양 도시의 공동관심사인 도시재생정책과 문화정책 등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는 등 앞으로 많은 부분에 대해 공동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빌바오시는 1980년 이후 철강업과 조선산업의 위축으로 주민의 25%가 실직할 정도로 지역 경제가 악화됐으나 1980년대 말 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한 이후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착수, 구겐하임 미술관, 아리아가 극장 등 다양한 문화 시설의 확충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지역의 경쟁력을 높인 대표적인 도시다.

당초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공사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5천억원이나 들어간다고 하자 반대여론도 거셌지만 1997년 미술관이 문을 연 뒤, 도시는 급속도로 달라졌다. 개관 첫해에만 이곳을 찾은 관람객이 140만명에 달하고 개관한 지 2년 만에 투자금액의 3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현재 빌바오가 연간 벌어들이는 금액은 매년 1천500억~2천억원으로 추산된다.
프라도 국립미술관은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등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스를 비롯해 스페인 회화의 전성기였던 16~17세기 화가들의 귀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염 시장은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건축물 하나로 도시를 재생시키고 이를 문화와 결합해 도시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낸 '빌바오 기적'은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라며 "수원시가 음악당인 SK아트리움과 함께 특색있고 품격있는 미술관 건립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 구조의 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시는 오는 2014년 3월을 목표로 수원화성 행궁광장 인근에 연면적 1만㎡ 규모의 수원미술관을 개관하기로 했다. 지난 7월 현대산업개발(주)가 기업이윤 환원을 위해 미술관을 건립해 수원시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