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교보증권과 지난 9월 매각 계약을 맺은 송도 6·8공구 일부 땅(34만7천㎡)에 대한 개발 계획이 지난 11일 처음 공개(경인일보 12월12일자 1면 보도)돼 관심이 모아졌다.

교보증권 주관으로 이 사업을 시행하는 특수목적법인 싸이러스송도개발(주)가 이날 인천시에서 발표한 사업 구상의 뼈대는 공동주택 5천세대(전용 85㎡ 기준)와 지상 30층 이하의 업무(오피스텔)·판매시설이다.

싸이러스송도개발은 3개 블록을 매입해 주거·상업 개발을 추진하는데, 우선 A1블록(18만1천㎡·송도동 308의1), A3블록(12만2천㎡·송도동 319의1)에 각각 2천600세대, 2천400세대의 주거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을 1단계로 추진한다.

일명 '한 스타일 빌리지(韓 Style Village)'로 명명한 이 사업에서 타깃층을 국내에 한정짓지 않고 중국·일본·미국 등 서구권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발계획을 세웠다. 서해 낙조와 인천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A1블록은 외국 수요자를 겨냥해 평면·외관·디자인·주택규모 등의 세부 상품 설계를 진행하고, 호수 조망권이 확보된 A3블록은 내국인에게 분양한다는 방침이다. A1·3블록은 개별 테라스를 설치해 각 주거시설의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건물과 건물을 잇는 공중정원인 '브릿지 타워'를 만드는 등의 리조트형 주거시설로 개발 콘셉트가 정해졌다.

2단계인 상업 R1블록(4만4천㎡·송도동 316)은 주거단지 내·외국인 거주자의 편의·여가시설, 송도 비즈니스 방문객을 위한 업무지원 공간 등으로 개발되는 계획이 세워졌다. 저층부 선큰가든은 주변 공원·녹지와 연결된다. 인도어 쇼핑몰을 개발하고, 한류와 다국적 문화가 결합된 다양한 시설을 통해 집객효과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싸이러스송도개발은 1단계로 2015년 주거시설을 착공하는 개발 스케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이어 하반기부터 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수립한다. 2014년에 건축 계획을 확정하고 이듬해인 2015년 3월 인천시로부터 토지소유권을 이전받은 뒤 착공한다. 상업용지는 2016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같은 해 상반기에 착공하는 단계별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

이번 계획 발표를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싸이러스송도개발은 인천시와 토지계약 후 3개월만에 개발 계획을 인천시에 보고하면서 사업의 구체성과 추진 의지를 외부에 알렸다. 현재 ANU디자인건축그룹이 개발계획과 설계를, 금융 조달은 교보증권이 맡고 있다. 총사업비는 2조6천억원으로 예상되고 싱가포르·중국·일본 등에서 해외 투자자 모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개발계획을 들은 뒤 '품격있는 단지 조성'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아직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주거단지를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 싸이러스 송도개발이 1단계 사업을 착공하겠다고 한 2015년은 토지리턴기한(3년)이 도래하는 시기다.

이때 싸이러스송도개발이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토지 환매를 요청할 경우 인천시는 미리 받은 중도금(7천240억원)에 4%의 이자를 붙여 돌려줘야 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이 계속되거나 인근 6·8공구 랜드마크시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인천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보증권 입장에서는 개발에 성공하지 못해도 크게 손해볼 게 없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