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경찰서 학교폭력예방 연극단 '두드림'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극단 '두드림'은 지난 3월 창단했다. '두드림'은 '두드리다'와 'Do dream(꿈을 꾸다)'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꿈을 이루기위해 두드리자(노력하자)는 얘기다.
학생 눈높이 맞춤형 공연교육
동네오빠 같은 모습 '큰 호응'
51회 무대… 1만8천여명 관람
서부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지루한 강의식이 아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 형태로 과감히 바꿨다. 서부서 청소년계 윤대식 계장은 "일반 강의자료로 교육을 하면 5분만에 학생들이 집중력을 잃고 딴짓을 해 큰 효과가 없었다"며 "춤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콩트를 통해 범죄예방 사례를 직접 보여주니까 학생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두드림'은 전의경 3명과 경찰관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인기가수의 춤을 선보이거나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을 각색한 콩트를 선보인다. 또 학교 폭력과 관련된 퀴즈대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 3월부터 1만8천71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51회 공연을 펼쳤다.
연극단 최고참인 박군호 수경과 막내 장경수 일경은 '댄스담당'이다. 특히 박 수경은 가수 박재범과 닮은 외모와 춤 실력으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공연 연습과 근무를 병행하느라 최근에는 병원 신세를 질 정도로 열심이다.
박 수경은 "경찰이 아닌 동네 형이나 오빠같이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니까 굉장히 좋아하더라"며 "경찰서 정문에서 근무를 서는데 여학생들이 지나가면서 알아보기도 하고 다시한번 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할 정도로 연극단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했다.
장 일경은 "학생시절 학교 폭력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로 다녔던 경험이 있다"며 "군생활을 하면서 남들과 다른 일을 한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두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민 상경은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콩트 대본을 짜거나 소품 준비를 담당한다. 김 상경은 "대본을 짤때 상황별 대처요령과 신고 방법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를 준다"며 "근무와 병행해 힘들 때도 있지만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인천시의 지원을 받는 지방경찰청 연극단과 달리 '두드림'은 서부서 청소년계 직원들의 자비로 운영된다. 마땅한 연습실도 없어 회의실이나 서구청소년수련관을 잠시 빌려 틈틈이 연습한다.
연극단 황인재 순경은 "기본 업무를 하면서도 연극단에 열심인 전의경 모습을 보면서 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다"며 "연극단 활동 이후 그동안 음지에 있었던 학교폭력 신고도 많아지고 있고, 교사들이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