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10여년 동안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받았던 중국 교포 엄금옥(64·여)씨가 앞으로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한국에 살고 있는 엄씨의 딸 손모(40·인천 남구 문학동)씨로부터 사연을 접한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에서 수술비 등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퇴행성관절염 앓던 중국 교포 母
결혼이주한 딸 통해 사연 전해져
적십자사 인천시지사 수술비 지원
이번 '다문화 친정부모 희망프로젝트'는 인천RCY동문회 예태환 회장의 기부로 시작됐다. 예 회장은 "다문화가정을 위해 써달라"며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원을 지정 기탁했다.
적십자사는 이 돈을 결혼이주여성의 친정부모에게 쓰기로 결정했다.
적십자사는 엄씨의 왕복 항공권을 지원했고, 지난 18일 엄씨가 한국에 왔다. 엄씨는 20년 전부터 무릎이 아팠지만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했다. 급기야 3년 전부터는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됐다.
아픈 엄마와 멀리 떨어져 지내는 손씨의 마음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손씨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손씨는 20일 어머니를 부축해 수술을 받을 적십자병원을 찾았다. 손씨는 "어머니 생각에 늘 마음이 아팠다"며 "이런 기회가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이번과 같은 프로젝트를 계속 전개할 계획이다. 오는 31일에는 캄보디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의 친정 부모가 한국을 방문한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성금을 마련하고 예산을 세우고 있다"며 "많은 분들의 후원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