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 부상자 4명이 여전히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부 공보실은 30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에 "26세 여성 1명과 32세 남성 1명이 모스크바 시내 제1 병원 중환자실에, 26세 남성 1명은 스클리포소프스키 응급센터 중환자실에, 25세 여성 1명은 제7 병원 중환자실에서 각각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들은 모두 중태"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충격을 받은 부상자 가족들을 위해서도 심리 전문 상담사들을 각 병원으로 파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9일 오후 4시 45분께 모스크바 서남쪽 외곽의 브누코보 공항에서 현지 '레드 윙스(Red Wings)' 항공사 소속의 투폴례프(Tu)-204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도중 활주로를 벗어나 안전 차단벽과 충돌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여객기는 체코 중부도시 파르두비체에서 브누코보 공항으로 비행한 뒤 착륙하던중이었다. 충돌 충격으로 머리, 몸통, 꼬리 등으로 세 동강이 난 여객기의 일부 잔해는 계속 미끄러져 인근을 지나는 고속도로 차단벽까지 뚫고 올라갔다.

추가 확인 결과 사고기에는 당초 알려진 것처럼 12명이 아니라 8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기장과 부기장을 포함 3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1명은 병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사망했다. 중상을 입은 나머지 4명은 인근 모스크바 시내 병원들로 긴급 후송됐다.

여객기에는 원래 200여 명의 승객이 탈 수 있으나 사고 당시 승객들은 탑승하지않아 더 큰 사고는 피했다.

현재 사고 원인으론 기장의 조종 실수와 기체 결함, 악천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항공 당국은 현장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