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한국/128분/코미디
감독 : 조진규
출연 : 박신양, 김정태, 엄지원, 정혜영
개봉일 : 01.09. 수. 15세 관람가
별점:★★★★★☆(5.5/8개 만점)
박신양, 6년만에 스크린 복귀작 '기대'
낮에는 神모시고 밤엔 주먹세계 호령
상충되는 이미지·사건들 웃음보 자극
'갈 때 옷 한 벌 건지는 게 전부라면 얼마나 허망한 인생인가!'.
건달이 무당이 돼 투잡(two job)을 하는 기상천외한 컨버전스를 들고 나온 코미디 영화. 제목부터가 남자 무당을 뜻하는 박수와 건달을 합친 박수건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사람이 겪게 되는 평범하지 않은 소동들을 보여준다.
일단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콘셉트의 두 가지 직업을 하나로 엮는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듯 싶다. 낮에는 할머니 신을 모시는 박수무당으로, 밤이면 카리스마와 주먹으로 부하들을 호령하며 부산을 휘어잡는 건달로 사는, 도저히 섞일 수 없는 두 세계를 오가며 벌어지는 아찔한 이중생활이 웃음보를 자극한다. 서로 상충되는 이미지가 빚어내는 연속적인 해프닝에 여기저기 실소가 지뢰처럼 터진다.

지난 2001년 '조폭마누라'로 조폭 영화 신드롬을 불러온 조진규 감독이 또한번 흥미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다. 박신양은 6년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존 배역에서 입체적으로 진일보한 박수건달로 나서고, '선행 천사' 정혜영의 생애 첫 영화로도 눈길을 모은다.
박신양의 오른팔 춘봉 역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확실한 건달 이미지를 심어놓은 배우 김성균이 맡았다. 그리고 특별출연한 조진웅도 몸을 사리지않는 인상 깊은 열연을 펼친다.
그런데 한국영화의 전형적인 흥행 공식, 감동코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주인공을 극한의 어려움까지 몰고가는 것까진 어느 정도 수긍한다. 하지만 극적인 해결 방법이 갑작스런 판타지로 돌변하는 모습은 무척 안쓰럽다.
또 무당이 영혼과 대화하는 영매 역할을 한다거나 매개체로 아이를 등장시키는 설정은 '식스센스'를 연상시키고 주인공의 묘한 로맨스 설정은 '약속'에서 전도연과 보여준 여의사와의 사랑과 다소 오버랩된다. 메시지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조금 과했다. 차라리 코미디에만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새해들어 아무 생각없이 박장대소하며 마음껏 웃어보고 싶다면 괜찮아! 단=기존 여러 영화들을 짬뽕해놓은 듯 어디선가 본듯한 설정은 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