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을 정도로 건강관리에 철저했다. 그러나 예고없이 찾아온 그의 증상은 심각했다. 김 경사는 "누구보다 건강했던 나에게 이런 일이 찾아올 줄 상상도 못했다"며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가 병마와 싸우는 동안 노송지구대 동료들은 그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직원들끼리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전달했고, 더 많은 동료들의 도움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에 알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에는 김 경사가 근무한 적도 없는 과천경찰서에서 100장의 헌혈증을 보내왔다. 그의 동료가 경찰 내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안타까운 사연을 올린 덕분이었다.
나눔은 점차 확대됐다. 지난 연말에는 수원중부서 전 직원이 김 경사를 위한 모금 활동에 참여, 소정의 성금과 132장의 헌혈증을 전달했다. 노송지구대 오근환 대장은 "김 경사가 속해 있던 지구대 2팀에서 조그맣게 시작된 나눔이 어느새 우리 지구대 전체로, 또 중부서 전체로 퍼져 나가게 됐다"며 "우리 동료가 하루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이 나눔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눔바이러스는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노송지구대 민간협력단체인 생활안전협의회에서도 현재 김 경사를 위한 모금에 들어갔으며 다음주 중으로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재 김 경사는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항암치료로 인해 몸은 지칠 대로 지쳐 있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을 되찾고 있다. 그는 "도움을 준 동료들이 너무 고마워 힘을 더욱 내려고 한다"며 "나뿐 아니라 이 곳에서 치료를 받는 모든 이들이 하루빨리 완쾌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