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영(30·수원시 매탄동)씨는 늦깎이 대학생이다. 이미 4년제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이후 다시금 배움의 길을 택했다.

그가 진학 목표로 삼은 곳은 전문대. 보통의 20대 후반 남성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드느라 분주한 시기에 그는 주저없이 진학을 결정했다. 그 이유는 바로 취업 때문이다.

목표가 생긴
2번째 대학생활
생각의 전환이
제2의 인생열어


윤씨는 "지금까지 안경사로 일을 하시는 75세의 고모부를 보고, 정년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자신만의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100세 시대에 나만의 특화된 기술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 동남보건대 안경광학과에 입학,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2번째 학교생활은 이전과 달랐다.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기 급급했던 첫번째 대학생활과 달리 그에겐 확고한 목표가 있었고, 배워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 결과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지난달 안경사 국가고시에 당당히 합격했다. 동시에 수원의 한 안경점에서 근무를 시작, 안경사로서의 전문직 인생을 시작했다.

윤씨는 "은퇴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자신만의 기술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아무 생각없이 4년제 가서 우왕좌왕하는 것보단 훨씬 가치있는 투자를 했다고 자부한다"며 뿌듯해 했다.

전문대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은 그가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윤씨는 "우리나라는 4년제에 비해 전문대 출신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며 "전문화 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더 우대받도록 사회풍토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한 윤씨. 그는 "전문대학이야말로 2년제 반쪽짜리 학교가 아닌 전문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자신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