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서 힘이 부친 것이 사실이었다. 예견된 결과였다."

전북ㆍ부영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실패하자 전북 도내 한 중견 야구인이 내뱉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인구 ▲야구 인프라 ▲흥행성(시장성) 등 모든 면에서 열세인 전북-부영이 수원-KT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종 '지역 균형발전' 등 내심 정치적 배려만을 기대했던 전북-부영의 유치 노력은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미흡했다.

무엇보다 첫 단추를 잘못 낀 것이 가장 큰 패착으로 볼 수 있다.

애초 KT 접촉에 실패한 전북은 토종기업인 하림과 전북은행, 일진그룹 컨소시엄을 추진하려다 한국야구위원회와 주변 야구인들로부터 "컨소시엄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단일구단 체제로 가야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급조해서 만든 카드가 임대 아파트 건설 전문 업체인 '부영그룹'이었다.

하지만, 국내 재계 순위 19위(민간기업 기준)로 자산 규모가 12조5천438억원에불과한 부영이 2011년 매출액만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한 국내 대표 기업인KT와 비교될 만한 규모가 못됐다.

세계경제의 악화로 건설경기가 크게 둔화한 상태에서 부영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11일 이사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KT의 지속적인 구단 운영 능력이 크게 인정됐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이사회가 끝나고 야구 관계자 입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해 보면 부영이 써낸 '야구발전기금'도 결정적 패인 중 하나.

KT가 발전기금으로 200억원을 써 낸 데 비해 부영은 80억원을 적어 무려 '120억원'의 금액 차이를 보인 것.

재정난을 겪는 KBO로서도 KT의 통큰 기부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 재배적이다.

옛 쌍방울레이더스 출신의 중견 야구인 A씨는 "야구의 시대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전북도의 판단미스"라면서 "수원ㆍKT는 양준혁 등 각 구단과의 스킨십이 좋은 현역 선수들을 내세워 바람몰이를 한데 반해 전북은 한 물간 야구인들로 활동을 벌여 KBO나 전문가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북도야구협회 간부 B씨는 "부영이 소극적이었고 덜 조직적이었다. KT 등은 잠실구장 등지에서 대규모 홍보전 등을 펼치며 기선을 잡았는데 우린 그렇지 못했다. 게임이 끝났으니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11.12구단 유치는 점점 어려울 것 같다"며 푸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