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이 11일(현지시간) 북부에서 가장 큰 공군기지를 장악했다고 현지 활동가들이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며칠간의 격렬한 교전 끝에 이날 오전 11시께 이들리부 주(州)의 타프타나즈 기지가 반군의 수중으로 넘어왔다고 전했다.
타프타나즈 기지는 함락 직후 정부군 전투기의 폭격을 받았지만 "반군이 완전히통제하고 있다"고 라흐만 소장은 밝혔다.
정부군은 기지에 있던 헬리콥터 가운데 고장 난 20대만 남겨두고 60대를 빼돌렸으며 알누스라 전선을 비롯한 이슬람 무장단체가 이번 전투를 주도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라흐만 소장은 타프타나즈 기지가 22개월 전 봉기가 시작된 이래 반군이 정부군으로부터 빼앗은 공군기지로는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공권의 우위를 장악한 정부군의 전력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군은 앞서 동부 이라크 접경 알부 카말의 함단 공군기지와 다마스쿠스 인근 마르즈 알술탄 공군기지를 장악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내전을 피해 시리아를 떠난 피란민은 등록된 사람만 한 달 사이 10만명 넘게 늘어 6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인근 국가에서 난민으로 등록했거나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인 시리아인은 61만2천134명으로 한 달 전 50만9천550명보다10만여명 늘었다.
애드리언 에드워즈 UNHCR 대변인은 "피란민이 급격히 늘었다"면서 "많은 피란민이 추위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실제 요르단 북부의 자타리 시리아 난민캠프는 최근 이상한파를 동반한 시속 70km 이상의 강풍과 폭우로 텐트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중동 지역에는 최근 20년 만에 최악의 겨울 폭풍이 찾아와 레바논, 요르단, 터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캠프에 1천만 달러 상당의 긴급구호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국영 SPA 뉴스통신이 전했다.
시리아 피란민은 레바논에 20만명, 요르단에 17만6천600명, 터키에 15만3천명이등록돼 있으며 이집트, 이라크 등지로도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사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시리아 사태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회동은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브라히미 특사와 시리아 정부가 최근 서로 비판을 주고받으면서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해결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지난 9일 BBC와 인터뷰에서 "시리아 국민은 아사드 한 가문이 40여년간 통치한 것을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면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6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제안한 시리아 내전 종식 안이 "전보다 더 종파적이고 일방적인 내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자 시리아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브라히미 특사를 '서방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고, 시리아 국영 일간지 알와탄도 "작년 8월 특사 임무를 시작한 브라히미가 자신이 썼던 '공정한 마스크'를 벗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단일 반정부·야권 연합체 '시리아국민연합'(SNCORF)의 무아즈 알 카티브 의장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과 과도정부 구성만 보장된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밝혔다.
카티브 의장은 전날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와 한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의 고위 인사와 일부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리아국민연합은 또 전날 오후 늦게 발표한 성명에서 유엔과 아랍연맹에서 자신들의 대표권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에서 동결된 아사드 정권의 자산을 쓸 수 있도록해달라고 요구했다.
시리아는 유엔에서 아직 회원국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랍연맹에서는 2011년 11월 이후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한이래 정부군의 유혈 진압과 내전으로 지금까지 6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유엔은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