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평가위원회의에 이어 11일 이사회를 통해 "평가위원들이 내린 수원·KT의 채점 점수가 전북·부영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번주 구단주들의 모임인 총회다. 그간 총회에서 뒤바뀐 전례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10구단은 수원·KT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서 사실상 유치 확정
돔구장 예정부지 신분당선
수도권 지하철시리즈 가능
야구붐 가속화 할 '기폭제'
수원·KT가 10구단으로 확정되면 한국 프로야구는 32년만에 10구단 시대를 맞게된다. 또한 수원·KT가 1군에 진입하는 2015년부터는 10개팀으로 리그를 운영하게 된다. 이번 수원·KT의 승리는 수도권 역차별이 아닌 프로스포츠의 '시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향후 1천만 프로야구 관중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수원·KT는 미래 야구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 한국 프로야구단의 새로운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수원시에서 프로야구 첫 구단이 나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프로야구 역사상 두자릿수 팀이 되고, '지하철 시리즈' 등 흥행요소와 더불어 관중 1천만 시대를 열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그간 경기도에는 프로축구를 비롯해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이 도내 시·군에서 활동해왔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늘 들러리 신세였다. 경인지역 프로야구단의 시초 삼미 슈퍼스타즈(1982~1985년 전기)를 시작으로 청보 핀토스(1985년 후기~1987년), 태평양 돌핀스(1988년~1995년)까지 모두 인천·경기·강원 연고지를 사용했지만 주로 인천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또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1996~2007년)는 2000년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려다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수원야구장에 머문 바람에 수원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처럼 경기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천200만명의 인구가 있음에도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못해 늘 서울과 인천 야구 팬들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수원·KT가 10구단 유치에 성공하면서 경기도에 거센 야구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프로야구 1천만 관중시대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우선 수원·KT가 합류하면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로 운영돼 경기수도 하루 4경기에서 5경기로 늘어난다. 이는 9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올 시즌 팀당 128경기, 총 576경기에 비해 팀간 16차전·팀당 144경기로 증가해 전체 일정도 720경기로 치러진다.
따라서 야구 전문가들은 지난해 총 532경기 715만6천여명의 관중수도 10개 구단 체제에는 한 시즌 968만4천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로야구의 흥행요소인 미국·일본 프로야구의 수도권 지하철 시리즈도 가능하다.
두산과 LG의 홈인 잠실구장은 2호선 종합운동장 역에서 내리면 되고,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은 5호선 오목교 역과 가깝다. 인천도 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 옆에 하차하면 문학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다. 현재 개보수에 들어간 수원야구장 앞에도 조만간 철도가 생긴다. 수원시는 10구단을 유치하면 수원역과 수원야구장 사이 6㎞를 잇는 노면 전차(tram)를 2017년 1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수원시와 KT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돔구장 예정 부지인 서수원 쪽에는 신분당선이 연결된다. 수원·KT는 평가위원회 프레젠테이션에서 신분당선 연장선이 완공되면 'KT 야구장' 역을 세우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밀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인구 2천500만명에 달하는 매머드 지역인 수도권 지역 야구팬들은 수원·KT의 창단으로 다채로운 지하철 시리즈를 즐기게 된다.
/신창윤·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