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잦은 폭설로 인해 안양지역에 염화칼슘 등 각급 제설제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로수 등 도로변에 식재된 나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시가 눈치우기에만 전전긍긍할 뿐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안양시와 조경전문가 등에 따르면 올 겨울들어 안양 관내에는 하루 평균 4.5㎝의 폭설이 내렸으며, 제설을 위해 지난 2일 하루에만도 주요 도로에 살포된 제설제가 염화칼슘 117t, 염화나트륨 394t, 액상제설제 5t 등 모두 516t에 이른다.

이와 함께 올 겨울(12월3일~1월 2일) 들어서는 염화칼슘 947t, 염화나트륨 1천348t, 액상제설제 26t 등 모두 2천321t의 제설제가 살포됐다.

여기에 앞으로도 중부지방에 폭설이 잦을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를 감안할 때 제설제 사용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경전문가들은 토양 성분의 변화 등으로 심각한 가로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지적하고 있다. K조경업체 관계자는 "제설제 사용이 증가될 경우 도로 화단 등에 염류가 집적되면서 가로수 집단 고사 등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며 "가로수 식재 토양에 염류가 집적되지 않도록 하고, 환토와 객토 등 다양한 토양환경개선책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양시는 염해 방지용 보호덮개만 설치했을뿐 그 어떠한 대책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향후 가로수 고사시 발생할 피해 대비 예산도 수립해 놓지 않고 있다. 단지 시는 녹화비(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조경관리 비용)로만 1억원을 편성해 놨을 뿐이다.

이마저도 부서별 예산수립시 타 사업예산에 비해 중요도가 낮아 후순위로 밀리면서 지난해보다 5천만원이나 삭감됐으며, 예산 부족 등으로 피해 발생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설제로 인한 가로수 피해 사례가 없어 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등 대비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혹여 제설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 치더라도 시가지녹화비가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양지역에는 현재 총 1만8천242그루의 가로수가 식재돼 있다.

안양/이석철·김종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