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병원 이훈재(예방관리센터장)교수

"심뇌혈관 질환과 관련한 인천지역 환자들의 인식 수준이 낮아요. 이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인하대병원 연구실에서 만난 인하대 이훈재(예방관리센터장)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의 '급성 심근경색증 인지도 조사 결과'를 내밀었다. 인천지역 뇌졸중 인지율이 전국 최하위라는 통계가 들어 있었다.

정신보건지표 낮고 환경 각박
증상 나타나도 병원 늦게 찾아
진료기관의 수준 향상 됐어도
질병예방 수준은 제자리 걸음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도 인천이 1위입니다. 대도시에다 대형 의료기관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인천이 심뇌혈관 질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죠."

그는 인천지역 환자들에 대한 걱정을 이어갔다. "인천 환자들은 심뇌혈관 질환 증상이 나타나도 집에 있는 겁니다. 병원에 늦게야 도착하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사망률이 높아진 것입니다. 진료기관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질환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죠."

인천지역이 유달리 사망률이 높고, 질환에 대한 인지율도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서울과 가깝지만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지역의 특성'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원인이라고 봤다.

"인천지역 정신보건지표도 좋지 않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교육 수준이 떨어진 것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집값 때문에 인천에 온 경우가 많죠. 이런 사람들이 윤택하기는 어려운 일이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각박하게 살다보니 예방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진료기관의 수준이 높아지더라도 환자들의 인식은 제자리걸음을 해, 둘 사이에 일종의 '간극'이 생겼다고 이 교수는 바라보고 있다.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진료서비스 향상에 못지않게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 지론이다.

이 때문에 인하대병원은 심뇌혈관 질환 교육용 드라마를 제작했다. 드라마에는 이 병원 교수들이 직접 출연했다. 인하대병원은 앞으로 야구장·마트 전광판 등을 통해 질환의 증상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대중매체를 통해 잘못 전달되는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모습도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거나 화를 낼 때 심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지는 모습이 조명된다. 이 때문에 '충격만 안 받으면 되겠지'라고 시민들이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이 교수 설명이다.

"시민들이 질환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생존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하대병원은 앞으로 시민들의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일 것입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