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던 기온이 다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추위에 따라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각종 질환과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다.
겨울철 발생 빈도가 높아 예방이 필요한 질병으로는 심뇌혈관 질환이 있다. 심뇌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겨울철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 수축으로 인해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뇌혈관 질환 겨울철 돌연사 원인
기온 낮아 피 흐름 원활치못해 발생
빠른 치료 중요 시민 인식개선 시급
인도 곳곳 빙판길 낙상환자도 급증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인천에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273명에 달한다. 심장 질환으로 인해 이송된 인원이 150명, 뇌혈관 질환이 123명이었다.
이 같은 숫자는 해가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구의 고령화로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심질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심근경색증을 비롯한 '허혈성 심장 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은 단일 질환으로는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다.
하지만 인천은 심뇌혈관 질환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대표적 지역이다. 지난해 발표된 통계 자료를 보면, 인천의 뇌졸중·당뇨로 인한 사망률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질병의 증상에 대한 이해도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급성심근경색증 인지도 조사 결과, '모른다'고 답한 인천시민이 27%에 달했다. 이는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뇌졸중 인지도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했다. 뇌졸중 증상을 '모른다'고 답한 인천시민은 25.5%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충청남도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표 참조
증상을 제대로 모르면 병원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빠른 치료가 중요한 심뇌혈관 질환 환자가 병원에 늦게 도착하는 것은 생존 확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불러오게 한다.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하대병원 이훈재(예방관리센터장) 교수는 "심뇌혈관 질환의 증상에 대해서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환자들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겨울철 낙상사고도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기록적인 폭설로 인도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낙상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낙상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1천470명에 달한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겨울철 눈이 온 날은 30명에 가까운 빙판길 낙상 환자가 (병원에) 오고 있다"며 "빙판길이 아닐 때 하루 10명의 환자가 오는 것과 비교하면 눈이 온 날 낙상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넘어지면서 땅에 손을 짚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현대유비스병원이 겨울철 낙상사고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80명이 낙상으로 인해 손에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 같은 손목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손목은 작은 부상이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