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잘하셨어요. 이번에는 안 망쳤네요""내가 제대로 해냈구나"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선서 행사는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자신의 이름 낭독까지 포함해 약 1분간 진행된 취임 선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부인 미셸 여사에게 "여보, 고마워요"라고 인사했고, 큰딸 말리아(14)는 환한 표정으로 "야,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첫번째 취임식 때와 같은 실수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던 막내딸 사샤(11)가 "이번에 망치지 않았네요(You didn't mess up)"라고 축하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제대로 했다(I did it)"며 기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4년 전 자신과 함께 '역사적 실수'를 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축하합니다. 대통령님"라고 인사를 건네자 "정말 감사합니다. 대법원장님"이라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2번째로 취임선서를 4차례나 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지난 2009년 취임식에서 선서문의 문구가 뒤바뀌는 바람에 2차례 선서한 데 이어 올해는 헌법상 취임일(1월 20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바람에 이날 백악관에 이어 21일 공식 취임식에서 또다시 선서를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실제로 4선에 성공했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유일하게 취임선서를 4차례 한 대통령이었다.
이날 취임식에는 미셸 오바마 여사의 부친인 프레이저 로빈슨이 어머니 라본 덜로레스 로빈슨에게 지난 1958년 '어머니의 날'에 선물로 준 성경이 사용됐다.
취임선서 때 성경에 손을 얹고 하는 것은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때부터 내려오던 전통이나 연방 헌법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
행사에는 미셸 여사의 모친인 매리언 로빈슨과 오빠인 크레이그 로빈슨 가족, 오바마 대통령의 누나인 아우마 오바마와 여동생 마야 소에토로 응 가족 등이 참석했으며, 로버트 대법원장의 부인 제인 로버츠도 오바마 일가의 옆에 서서 역사적인 선서 장면을 지켜봤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 참배한 뒤 가족들과 함께 워싱턴DC의 한 흑인교회에서 예배에참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