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을 빼놓고 외국인이 본 인천을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인천공항이 인천의 이미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외국인들은 인천을 어떻게 바라볼까? 경인일보가 외국인에게 비친 인천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인터넷으로 인천을 검색하자 인천국제공항이 인천보다 비중있게 소개되고 있었다. 이에 인천공항을 찾아 외국인에게 인천에 대해 물었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바라보는 인천에 대한 설명은 인천국제교류센터 실무자 6명에게 들었다. 그 결과, 외국인들에게 '인천공항'이 인천의 전부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인천시민에게 있어서 인천공항은 무엇일까. 단지 인천에 위치한 공공시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인천공항이라는 우수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경인일보는 약 4개월간 '키워드로 본 인천'이라는 중간제목을 걸고 여러 소제·주제로 인천을 이야기하려 한다. 그 첫 키워드가 'Incheon'(외국인이 본 인천)이다.

# 온라인에서 인천은 '인천공항'

외국에서 대중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검색엔진 '구글(영문버전)'을 이용해 'Incheon'을 검색한 결과, 인천공항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3일 오전 9시, 뉴스분야 관련도에 따른 분류(sorted by relevance)를 선택하자 첫 번째 장 10개 검색 결과 가운데 보도자료 한 건을 제외하고 인천공항에 대한 소식 뿐이다.

구글 영문뉴스 관련 90% 공항소식
웹문서 공식사이트도 공항이 '상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양주를 소개하는 등 인천공항의 '소소한' 소식들이 대부분이었다.

웹문서를 검색해 봤다.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인천에 대한 설명이 가장 상단에 나왔다. 뒤를 이어 인천공항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설명이 검색됐다. 그 밑에는 인천공항의 공식 웹사이트가 나타났다. 인천시 공식사이트는 그 뒤에 있었다.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를 이용해 인천을 검색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인천공항이 검색 결과 최상단에 위치했다. 인천공항에 인천이 가려진 모양새였다.

▲ 구글(영문버전)에서 'Incheon(인천)'을 검색했다. 인천공항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웹사이트 화면 캡쳐

# 인천을 '단위'라고 생각하는 외국인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인천공항 3층 출국장을 찾아 무작위로 10명의 외국인에게 인천에 대해 물었다. 공항 환승객, 배낭여행객, 수년 동안 한국에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인터뷰 대상이었다.

외국인 10명중 8명 인천 가본적없어
지역아닌 일종의 단위로 인식하기도


인천공항에서 만난 외국인 10명 중 8명이 인천공항 외에 인천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없었다.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2명도 몇 시간 머문 것이 다였다. 한국에서 10일 동안 배낭여행을 했다는 태국인 주리앗 왓차랑봉(29·여·Juriat Watcharanvong)씨는 "인천공항에 오기 전 잠깐 시간이 나 차이나타운을 다녀왔다"고 했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학교에서 1년간 영어교사를 하고 귀국한다는 뉴질랜드 출신 킴벌리 베렌스(23·여·Kimberly Behrens)씨는 "1년 동안 한국에서 지내면서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서 잠깐 인천에 들렀다"고 말했다.

인천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는 외국인 10명 모두 공통적으로 "모르겠다. 공항 이외에 들은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인천이 하나의 지역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본으로 환승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12시간 동안 머물고 있던 미국인 모레스 듀버쏘(30·Mores Duberceau)씨는 "인천이 지역 이름인지 몰랐다. 서울인천공항이라고 생각했다"며 "인천이라고 하니 '인치(inch)'같은 일종의 단위(measurement)로 생각된다" 말했다. 또 다른 환승객인 미국인 네드 레더러(26·Ned Lederer)씨는 "인천공항이라는 것을 몰랐다. 서울공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GCF 사무국 위치, 인천은 빼고 송도

인천을 잘못 소개하고 있는 외국 사전, 매체도 발견됐다.

온라인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인천을 '경기도 지방'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브리태니커는 인천에 대한 소개로 '한강의 입구에 위치한 곳(lies near the mouth of the Han River)'이라고 했고 서울과의 접근성 등을 설명했다.

외국사전·매체는 경기도 지방 표기
GCF 관련 대한민국 송도로만 보도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발간한 백과사전에도 인천이 경기도 지방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사전은 인천을 '서울을 위한 상업 중심지(commercial center for Seoul)'로 소개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에 대한 외신의 보도에도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CNN, 이코노미스트 등의 매체가 인천공항에 대해 보도한 것을 확인한 결과, 'Seoul's Incheon airport' 'Incheon airport in Seoul' 'Seoul Incheon' 등으로 공항 이름을 표기했다.

GCF 사무국 유치와 관련된 워싱턴포스트 등 많은 외신의 보도에서도 인천이라는 이름을 빼고 'Songdo, South Korea'(대한민국 송도)로 보도한 경우가 많았다.

인천국제교류센터 유민종(구미권 담당) 대리는 "인천을 검색하면 공항에 대한 소식이 대부분"이라며 "오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글/홍현기기자 사진/임순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