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한국/120분/첩보 액션

감독 : 류승완

출연 :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개봉일 : 1.29. 화. 15세 이상 관람가

별점:★★★★★★☆(6.5/8개 만점)

이념 경쟁 빛 바랜 회색도시서
이익 쟁취위한 각국의 첩보전
총격전·차량 폭파신 '백미'
한국형 액션의 새지평 열어


'권력, 국경과 인종마저 뛰어넘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데올로기(?!)'.

1989년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최전선이었던 도시 베를린. 미소 양극 냉전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벌써 24년, 그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화했고 더 이상 중요한 건 이념이나 국경이 아니다. 이념 경쟁의 빛이 바랜 베를린은 이제 각국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격전장이 됐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 국익이란 미명 하에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음모와 배신이 끊임없이 들끓는 곳, 그곳에 남과 북, 그리고 인간이 얽혔다.

한국형 첩보영화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한석규가 국정원 요원으로 등장했던 '쉬리'(1999년)다. 격세지감일까, 그만큼 세상은 달라졌고 이제는 한나절이면 아프리카까지 직항으로 날아가는 글로벌 시대다. 국내에서 국외로 옮겨진 무대 그리고 그만큼 다양해진 각국의 이해관계로 영화의 외연은 확대되고 복잡해졌다.

또한 류승완 감독표 액션의 임팩트는 강해지고 화려해졌다.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총격신과 차량 폭파신은 압권이다. 물론 스케일면에서야 물량공세로 나서는 할리우드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아쉬움이 많다. 그렇지만 한국형 액션이 새로운 지평을 연 것만큼은 확실하다.

넓어진 스펙트럼만큼 이야기는 복잡해졌지만 그것을 꿰뚫는 사상은 변함없는 휴머니즘.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니게 되는 휴머니즘과 조국의 이름 아래 더많은 권력을 얻기 위한 정치외교가 맞닥뜨린 셈이다. 신자본주의시대, 인간은 스스로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여기고 어느새 그걸 당연시하고 있다. 감독은 국적불명 '고스트' 비밀요원 표종성의 설정 자체로 인간의 존재 의미를 되묻고 있다.

속편을 연상하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은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 시리즈를 예고한다. 영국의 007이나 미국의 본 시리즈가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이제 첫 시험대 위에 올라선 셈이다.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대규모 총격신과 자연스런 와이어(?) 액션까지 한국영화가 진일보했네.

단=초반 무기 거래에 얽힌 복잡한 국제 외교관계와 그 뒤의 음모를 설명하는 과정, 다소 난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