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SK 야구단은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행사를 팬페스트라고 이름을 붙이고 매년 진행하고 있다.
프로스포츠단의 흑자 경영을 이야기할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지역 밀착 마케팅이다. 구단들이 지역 밀착 마케팅에 집착하는 것은 단순히 연고지역 시민들을 경기장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관람객 유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캐릭터 상품 판매와 광고 유치 등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특히 신생구단의 경우 지역 팬을 빠르게 끌어안을 수 있는 밀착 마케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오랜 역사의 日·美 구단들
팀 홍보·사회공헌 '두 토끼'
국내 SK·LG등도 적극활용


■ 일본과 미국 야구단의 성공사례 = 100여년의 프로야구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야구단들도 지역 밀착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선 니혼햄의 경우 도쿄를 연고지로 공동으로 사용하는 요미우리와 야쿠르트 등에 관중 유치 및 각종 사업에 밀려 적자를 보자 지난 2004년 홋카이도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니혼햄은 홋카이도로 연고지를 옮긴 후 철저히 지역 밀착 마케팅을 시도해 흑자 경영으로 전환했다.

세이부는 선수가 아닌 마스코트 캐릭터가 지역 유치원 및 보육원을 연간 50여회 이상 방문하고, 지역 어린이를 위한 야구교실, 지역 사회 봉사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을 위해 공헌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요코하마 DeNA는 야구 스타들이 직접 지역 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대화시간을 갖는 '별에게 소원을'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단들도 지역 밀착 마케팅을 통한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 실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연고지 팬뿐만 아니라 미래 고객인 어린이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미국 30개 프로야구단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토론토 블루 제이스다. 토론토 블루 제이스는 홈경기장에 로이 할러데이의 이름을 딴 Doc박스를 마련해 어린이 환자들이 할러데이 가족들과 함께 야구 관람을 진행한다. 선수의 부인들은 매달 1차례씩 아동병원을 방문해 자선 활동을 벌이고, 구단은 매년 100만달러의 기금을 마련해 지역 학교에 야구장을 만들어주고 야구 용품을 지원하는 등 시민의 야구팀이 되기 위해 선수와 가족, 구단이 함께 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매년 100만달러 이상을 지역의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으며, 뉴욕 메츠는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미네소타 트윈스는 각종 캐릭터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 중 일부를 비영리 조직을 후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 한국형 지역 밀착 마케팅 변화 = 한국 프로야구가 지역 밀착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다. 원년 한국 프로야구의 지역 밀착 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어린이 야구교실로 대표되는 프로야구 원년에 6개 구단의 어린이들을 위한 마케팅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았고, 다른 하나는 지역색을 위해 지역 초·중·고교 출신 스타를 육성했다는 점이다.

이후 2000년대에는 SK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를 시작하는 등 구단별 특화 마케팅이 경쟁적으로 도입됐다.

SK는 신생팀이라는 한계와 타 지역에서 연고지를 이전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포테인먼트를 선언하고, 그 첫번째 모토로 'Fan First! happy Baseball!'을 내세웠다. 승리 시 수훈선수 관중석 인터뷰, 모든 주말 경기 팬 사인회, 팬 포토타임 등 팬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연고지 내 열성팬이 많은 LG와 두산, 롯데 등도 다양한 이벤트를 도입했다. 여성팬이 증대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젊은 여성팬들을 위한 'Lady Day', 1980년대 팬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원년 유니폼 입고 야구 경기 진행, 클리닝 타임 미니 콘서트 등이다.

/신창윤·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