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암 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두 달째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쿠바에서 암 수술을 받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떠났던 차베스는 60일이 넘도록 공개 접촉을 피하고 있다.

차베스와 관련된 소식은 오직 그의 측근들을 통해서 뿐이다.

쿠바로 병문안을 갔던 남미 지도자들이 차베스를 직접 만났다는 말도 없다.

누구보다 대중 정치를 즐겼던 차베스였던 터라 최근 두 달간의 비밀 행보는 더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차베스를 만나러 쿠바를 오가는 측근들은 대통령이 점점 회복하고 있고 병상에서 직무에 복귀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다고 전하고 있지만 도무지 차베스 건강과 관련된 실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트위터 정치'가 사라졌다.

과거 차베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남기며 일상 정치를 펴왔다. TV연설과 현장에서 못 다한 말들을 트위터로 설파했지만 이 같은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의 트위터 계정을 확인해 본 결과 11월1일 이후로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차베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도 지난 두 달 동안 전무하다.

예전 암 투병 때와 비교해 너무도 다른 부분이다.

과거 차베스는 쿠바에서 장기간 암 치료를 받으면서 머리가 빠지자 삭발을 한 채 대중 앞에 나타나 고통스러웠던 치료 과정을 소개한 바 있다.

육성 메시지도 없다.

말 많기로 유명한 차베스의 스타일로 미뤄볼 때 두 달간 단 한마디도 전하지 않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직무에 복귀할 정도로, 병상을 찾은 측근들에게 업무 지시를 내릴 정도로 회복했다는 말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 속에 야권, 차베스 반대파들의 비난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야권은 차베스의 건강 소식을 전하는 측근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차베스가 직접 국민 앞에 나타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말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병상 정치'를 끝내고 국민 앞에 당당히 나오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쿠바를 다녀온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나는 회복과정에 있으며 싸우고 있다"라는 내용의 차베스 메시지를 공개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