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손흥민(21·함부르크SV)이 시즌 8·9호골을 한 번에 터뜨리는 '화력'을 과시하며 두자릿수 득점에 성큼 다가서는 등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9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2-2013 분데스리가 21라운드 도르트문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서던 전반 26분 결승골로 시즌 8호골을, 후반 44분에는 팀의 4-1 승리에 쐐기를 박는 9호골을 뽑아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활약이었다.
나흘 전 크로아티아와의 친선전 완패와 '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아픔을 완전히 날렸고, 리그에서도 지난해 9월22일 도르트문트전에서 시즌 2, 3호골을 넣은 데 이어 재차 멀티 골을 기록해 '킬러'로서 입지를 다졌다.
함부르크와 재계약하느냐 아니면 시즌 종료 후 이적하느냐를 놓고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한층 높였음은 물론이다.
손흥민은 정상급 공격수의 기준인 시즌 두자릿수 득점도 눈앞에 뒀다.
2010-2011 시즌 3골, 2011-2012 시즌 5골을 뛰어넘어 시즌 개인 최다골 행진을 이어가는 손흥민이 올 시즌 남은 분데스리가 경기가 13경기에서 1골만 추가하면 독일 무대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득점을 찍게 된다.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는 그에게는 사실상 시간문제인 셈이다.
지금까지 유럽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한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한국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차범근(17골·1985-1985 레버쿠젠)과 벨기에 리그 시절의 설기현(13골·2002-2003 안더레흐트), 박지성(11골·2004-2005 시즌 PSV에인트호번), 박주영(12골·2010-2011 AS모나코) 등 네 명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차범근이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 소속으로 1979-1980 시즌부터 1985-1986 시즌까지 총 여섯 차례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이후 27년 만의 일이 된다.
손흥민이 최근의 득점 행진을 시즌 막판까지 이어갈 경우 1985-1986 시즌 차범근이 기록한 17골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에게 현지 언론들도 일제히 호평을 내놓았다.
현지 일간지 빌트는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부여했다.
빌트에서는 평점 1이 가장 좋은 점수인데 손흥민은 이날 나란히 2골을 터뜨린 아르티옴스 루드네브스와 함께 1을 받았다.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 독일판은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하면서 양팀을 통틀어 최고 평점인 별 4.5개(5개 만점)를 부여했다.
골닷컴은 "손흥민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 경기였다"며 "상대 수비수 스벤 벤더를탱고를 추듯이 제친 뒤 멋진 골을 터뜨렸고 후반 44분에도 도르트문트에 완벽한 굴욕을 안겼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