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규모의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브라질 카니발에도 한류가 흘렀다.
브라질 한인 이민 50주년을 기념해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니발 축제에 한국을 테마로 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가 하면 '월드 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6)가 특유의 파워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11일 밤(현지시간) 리우 시에 있는 삼바 전용 경기장인 삼보드로모(Sambodromo)에서는 한국을 테마로 한 퍼레이드가 웅장하고 화려하게 펼쳐졌다.
퍼레이드의 주체는 이노센치스 데 벨포드 호쇼(Inocentes de Belford Roxo) 삼바 학교. 이 삼바 학교는 브라질 한인 이민 50주년을 기념해 '한강의 7개 물결'을 주제로 대규모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용과 호랑이 등 한국의 상징물로 꾸민 7대의 대형 차량 사이로 4천200명의 삼바 댄서들이 1시간 남짓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리우에 앞서 상파울루에서는 이날 새벽 우니도스 빌라 마리아(Unidos Vila Maria) 삼바 학교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주제로 50년에 걸친 양국 간 우정을 표현했다.
5천년 역사와 한국 문화, 음식, 한글을 소개했다. 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 IT 강국 부상 등 한국의 발전상도 압축적으로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브라질 언론과 케이팝(K-Pop) 팬들의 관심 속에 지난 8일 북동부 살바도르 시에서 열린 카니발 공연에 참가했다.
브라질 톱 여가수 클라우지아 레이치와 함께 무대에 오른 싸이는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수만 명의 관중도 일제히 말춤을 따라 추며 화답했다.
브라질 언론은 싸이가 종전에 살바도르 카니발 축제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공연을 높이 평가했다.
9일 리우 시에서 퍼레이드를 참관한 싸이는 카니발 축제의 뜨거운 열기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브라질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싸이는 지난달 글로보 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브라질 공연을 위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순절(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교회 절기)을 앞두고 열리는 브라질 카니발 축제는 유럽으로부터 전해진 전통적인 종교행사에 아프리카 특유의 타악기 연주와 열정적 춤이 합쳐져 생겨났다.
지난 8일 밤 개막한 카니발 축제는 12일 새벽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말에는 상파울루와 리우의 퍼레이드 경연대회 입상팀들이 '챔피언 퍼레이드'를 벌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삼바의 본고장인 리우의 카니발 퍼레이드는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보 TV로 전 세계 160여 개국에 방영되고 1억 6천만 명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