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잃은 이도재 소방관에
동료들 온정, 7년째 이어져
수원소방서 직원들 힘보태


근무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료를 위해 수년째 힘을 보태고 있는 소방관들의 끈끈한 동료애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07년 7월 15일. 당시 부천소방서 119구조대에 근무했던 이도재(41) 소방장은 고양이 한 마리가 맨홀에 빠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런데 구조 활동 중 갑작스레 차량 한 대가 이 소방장을 향해 돌진,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이 소방장은 왼쪽 다리뼈가 모두 으스러지는 부상을 입었고 수차례 대수술이 이어졌지만 끝내 이 소방장의 왼쪽 다리는 절단해야만 했다. 이 소방장은 "무엇보다 구조대원으로서 열심히 뛰어다닐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이 소방장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들은 너도나도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시흥, 안산, 김포, 안양, 광명, 일산 등 부천소방서 인근 소방서에서 십시일반 성금을 걷어 이 소방장에게 전달, 당시 모인 금액만 해도 1천만원이 훌쩍 넘었다고 이 소방장은 전했다.

▲ 지난 13일 최병일 수원소방서장 등 동료들이 수술을 마치고 입원해 있는 이도재(41) 소방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동료들의 도움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이 소방장은 절단된 다리에서 뼈가 자라나는 탓에 2년에 한 번씩 뼈를 깎는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동료들은 해마다 이 소방장에게 나눔의 손길을 건네고 있고, 어느덧 7년째에 접어들었다. 수원소방서 소속 김혁곤(43) 소방교는 "평소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던 이 소방장의 마음씨 덕분에 지금까지도 도움이 이어지는 것 같다"며 "동료의 부상에 힘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최병일 서장, 허순 예방과장, 지충기 지만센터장, 이찬 원천센터장 등 수원소방서 직원들은 서울대병원을 찾아 최근 재수술을 마친 이 소방장을 격려했다. 수원소방서 전 직원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도 함께 전달했다.

이 소방장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비록 몸은 불편해졌지만 그 이상의 값진 것을 얻게 됐다"며 동료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황성규기자